외국인 유학생과 나누는 한국체험기

대학가에 국제화 바람이 불면서 우리학교에서도 외국인 유학생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한국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특히 북한에 대해 더 배우기 위해 한국에 왔다”고 말하는 마사이료 군을 비롯해 한국을 대해 알고 싶어 찾아온 유학생들. 이유는 제각각이지만 ‘한국에 대한 관심’만은 모두의 공통분모이다. 이들이 느끼는 한국은 어떤 모습일까. 중국에서 온 김호웅(경영1) 군, 모려란(사회과학1) 양과 몽골에서 온 오토건자야(경영1) 양, 볼로르아(생화공1) 양, 일본에서 온 마사이료(북한학2) 군이 생생한 ‘한국체험기’를 풀어놓는다.


“제가 느낀 한국은 이랬습니다”


그동안 낯설게만 느꼈던 한국에서 그들은 많은 것을 체험하고 있다. “존댓말이 없어서 선후배 사이가 친구 같은 중국과 달리 한국은 예절이 발달한 것 같다”며 모려란 양이 운을 띄운다. 마사이료 군 또한 “한국의 군사정책을 일본과 비교해 종합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한다. 김호웅 군은 아주 큰 접시에 음식이 가득 담겨 나오는 중국 음식문화와의 차이를 이야기 했다. 모두들 잦은 술문화를 이색적으로 바라보았는데 오토건자야 양은 몽골에서 보기 힘든 술자리 게임문화를 가장 기억에 남는 것으로 꼽았다.


“한국에서 이런 일들이 있었어요”


대부분의 학생들이 어학당이나 다른 학교를 통해 한국어에 익숙해져 있지만 여전히 수업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교수님들이 필기 없이 설명으로만 수업을 진행 하거나 사투리를 사용하면 이해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또 상대평가로 한국학생들과 경쟁하는 것은 결코 만만하지 않다. 그 외에도 홈페이지에 가입을 할 때 별도의 사진과 서류 등을 제출해야 하는 등 번거로운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불편했던 기억 보다는 유쾌하고 즐거웠던 기억이 더 많다. 모려란 양은 “한국은 줄임말, 인터넷용어 등 재미있는 말을 잘 만들어 내는 것 같다”며 “핸드폰 문자 에서 ‘맞아’를 ‘마자’로 보내는데, 우리가 표준어와 문법을 고민하면서 보내는 상황과는 반대”라며 웃는다. ‘뻘쭘’이라는 단어를 얼마 전에 알았다는 김호웅 군은 처음에는 정말 몰라서 그러는지 고민하기도 했다고. 또한 마사이료군은 “친구가 누군가에게 ‘강아지처럼 예쁘다’라고 했는데 일본과 달리 칭찬이 아니라는 것을 몰랐대요”라며 당황스러웠지만 재미있던 기억을 꺼냈다.


“우리나라에선 한국을 이렇게 느껴요”


한류열풍 때문인지 다들 이전부터 방송매체를 통해 한국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한국 드라마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가부장적인 남편과 살림을 하는 아내, 대가족 등을 보며 ‘이런 모습이 한국 문화구나’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그런데 실제로 와보니 생각과는 많이 달랐다고. “몽골에서는 한국 드라마가 하루에 두 번 이상 방송되는데 막상 한국에 오면 예상과 달라 실망을 하는 사람들이 있대요”라고 볼로르아 양도 덧붙였다. 그런가하면 일본에서는 한국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욘사마를 비롯한 한류열풍으로 인해 젊은 층과 팬들을 중심으로 많이 달라졌다고 한다.


“이런 점은 한국사람이 알아줬으면”


그런가하면 학생들은 의외로 자신의 나라에 대해 한국 사람들이 오해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놀랐다고 말한다. “방송에서 중국은 정말 못사는 나라처럼 보이지만 중국은 발전하고 있고 워낙 땅이 넓어서 단순히 평가하기 어렵다”고 김호웅 군과 모려란 양은 강조했다. ‘밥을 손으로 먹는지, 말을 타고 다니는지’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는다는 오토건자야양은 “한국이든 몽골이든 사는 것은 비슷하고 나도 말은 한번도 못 타봤다”고 말한다. 이에 질세라 마사이료 군 또한 일본사람들에 대한 한국인들의 부정적인 선입견에 대해 안타까워했다.

한국의 다양한 문화를 배우고 새로운 가치관을 가질 수 있었다고 말하는 그들의 눈빛에서 한국에 대한 애정이 느껴진다. 한국으로 첫 번째 발을 내딛은 후 동국으로의 두 번째 발걸음을 옮긴 그들. 한국 친구들을 사귀는 것에 아직 어색하지만 친하게 지내고 싶다는 말을 빼놓지 않는 이들에게 낯선 눈빛을 거두고 같은 동국인으로서 함께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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