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나운서들의 잇따른 프리선언으로 방송사가 몸살을 앓고 있다. KBS 아나운서이던 강수정에 이어 최근 김성주 전 아나운서도 프리랜서 선언을 통해 MBC를 사직하고 연예기획사로 이적했고 모든 MBC 프로그램에서 물러나게 됐다. 그는 “스포츠 전문 캐스터가 돼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캐스터를 맡고 싶다”고 프리랜서 배경을 밝혔다. 방송사는 공들여 만들어 놓은 인력 유출 문제를 거론하며 ‘이적료’ 개념 도입을 제안하는 등 뒤늦게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그는 “월드컵 중계를 하고 싶다”고 프리선언 배경을 밝혔다.

▲ 우리는 ‘지나친 상업화’나 ‘방송사에 대한 배신’을 묻기 전에 방송사 시스템에 대해 살펴보아야 한다. 아나운서들은 보도국에서는 기자에게, 교양프로그램에서는 전문가에게, 예능오락프로그램에서는 개그맨들에게 밀리면서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상대적으로 적게 느껴지는 고정된 급여도 한 몫 한다. 결국 아나운서들의 홀로서기는 자기발전의 길을 모색하기 위해 예측된 행로이다. 아나운서이기에 ‘시청자의 사랑’으로 만족하라는 말은 지나치게 강요된 측면이 있다.

▲ 아나운서 프리선언에 대한 찬반여부는 키워준 출신사에 대한 배신이나 아나운서의 소양으로만 판단될 문제는 아니다. 오히려 방송사에서 예능프로그램에 간판 아나운서를 활용하며 프리선언의 한 원인인 아나운서의 예능화를 이끈 면도 있다. 또 아무리 방송국에서 아나운서를 키워주었더라도 방송사 역시 이익을 위해 아나운서를 기용했고, 개인이 그 자리에 이르기까지 쏟은 노력을 간과할 수 없다.

▲ 프리선언에 대한 옳고 그름을 지금 당장 판단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다. 오히려 그들이 프리방송인으로 전향한 이유를 얼마나 보여주고 있느냐를 ‘시청자의 눈’으로 판단해야 한다. 비단 아나운서뿐만이 아니라 스타 PD들도 프리선언을 하고 있는데, 그들에게 평생직장을 강요할 수는 없다. 시청자들이 프리랜서 MC들을 계속 보기 원한다면 굳이 어떤 규제를 내놓는 것은 의미가 없을 것이다. 우리가 우선 할 일은 그들이 또 다른 자리에서 끼와 재능을 얼마나 약속대로 이행하고 있는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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