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학교가 선봉될까

오영교 총장이 대학경영의 신모델을 구축하고자 선출된 직후부터 3개월 간 만들어 온 ‘108프로젝트’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108프로젝트는 오 총장 재임 4년간의 경영 방침과 우리학교의 미래비전, 발전전략 등을 담은 것으로, 학교발전을 위한 과감한 개혁을 시사하고 있다.

선포식이 치러진 지난 13일 이후, MBC, YTN, 중앙일보, 동아일보 등 각종 보도매체에서는 일제히 관련 뉴스와 기사를 보도했다. 이들이 주목한 점은 바로 전 교직원을 대상으로 한 연봉제의 전면실시, 즉 성과별 차등제이다.

오 총장은 교직원 급여를 서울시 상위 5개 대학 수준으로 올리는 대신 내년부터 연봉제를 도입해 기본급 70%, 성과급 30% 정도의 임금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연봉제가 도입되면, 성과별 차등폭을 최대한 넓혀 동일직급에서 최고 1천만 원 이상 임금 차이가 나게 된다. 이는 올 하반기에 시범적용한 후 내년부터 전면 도입할 계획이다.

이에 덧붙여 과감한 교원평가도 시행된다. 연구·교육 실적 뿐 아니라 기금 모금과 산학연구유치실적 등 학교기여도를 평가하는 항목도 신설한다.

단과대와 학과별 평가를 병행하는 것도 파격적인 내용이다. 취업률이나 입학경쟁률에서 뒤처지는 학과의 경우 매년 정원을 10% 가량 줄이고, 대신 경쟁력 있는 학과의 정원은 늘린다.

이에 지난 14일자 내일신문은 “동국대 오영교 신임 총장이 꺼내 놓은 ‘혁신 드라이브’가 올 한해 대학사회에 이슈를 만들어낼 전망”이라며 “교직원 연봉제를 실시할 경우 다른 사립대학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또한 문화일보는 사설을 통해 “대학교육의 질은 물론 학문 발전과 국가 경쟁력 제고에 기여할 이같은 ‘교수 철밥통깨기’ 바람은 대학사회 전역으로 확산되고 정착돼나가야 한다”며 “스스로 경쟁력을 높이려는 대학의 자구노력, 그 신선한 변화를 주목한다”고 밝혔다.

이 계획이 크게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우리사회에서 대학이라는 공간이 개혁바람이 불지않는 거의 유일한 무풍지대였기 때문이다. 정년이 보장되는 교수들에게 성과중심의 평가시스템을 도입하겠다는 사실은 확실히 ‘철밥통의 위기’라 볼 수 있다.

교수들의 개혁에 대한 우려는 지난 13일 본관 중강당에서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108 프로젝트’ 선포식 자리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이날 진행된 질의응답에서 김한(영어영문학) 교수는 “평가에 대한 보상보다 자신의 일에 대한 애정으로 열심히 일하는 교수들도 있는데 오히려 평가 도입으로 그 모습이 왜곡돼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인문학 교수로서 “돈을 못 벌어오는 학문일지라도 신경 써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오 총장은 “변화와 혁신에는 반발이 따르기 마련이지만 학교 발전을 위해서는 반드시 가야 할 길이며 연봉제를 반대하는 것은 ‘일을 안하겠다’는 말밖에 안된다”고 밝혔다.

오 총장이 대학가에 혁신의 새바람을 일으키며 우리학교를 일류대학으로 끌어올리는 데에는 이 같은 교수사회의 개혁에 대한 동요를 어떻게 처리하는지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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