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계의 다양한 단체와 사회활동에서 정우식 동문의 이름을 찾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 그는 대한불교청년회 조직국장, 대한불교조계종 서울광역신도회 사무처장, 조계사 청년회 회장 등을 역임했고 현재는 불교환경연대 사무처장을 맡고 있다.

조계사를 찾은 여러 불자들과 반갑게 합장을 하는 모습에서 그의 사람에 대한 진심어린 애정이 묻어난다. ‘만물이 모두 연관되어 있다’는 연기론을 거듭 강조하는 그의 말을 통해 사소하게 여기기 쉬운 인연과 관계의 소중함에 대해 다시 되돌아 볼 수 있었다. 정 동문을 만나 불교에 입문하기까지의 과정과 오늘날 불교의 의미 등에 대해 들어보았다.

- 불교에 입문하게 된 계기는.

= 5살 때 송광사 벌교 포교당에 할머님을 따라서 갔던 기억이 최초의 절과의 인연이다. 불교와 철학을 함께 배우고 싶어 우리학교를 택했는데, 재학시절에는 학원자주화투쟁을 하며 과거에 비해 침체된 우리학교의 문제를 고민했다. 학원자주화투쟁운동은 곧 불교자주화운동으로 이에 대해 고민하면서 알게 모르게 불교에 대한 공부가 되었다. 더불어 총학생회장을 하며 학내문제에 관심을 가졌던 것도 모두 불교에 입문하는 과정이었다. 실질적으로 이론이 신앙과 결부되어 확실히 입문한 것은 96년 대한불교청년회 조직부장으로 일하면서부터이다.

- 불교환경연대에 대해 간단히 설명한다면.

= 2001년 9월 1일 창립되어 환경에 관한 여러 문제를 불교의 시각에서 바라보고 불교적인 방법으로 풀어 가기 위한 불교계 환경 단체이다. 초반에는 ‘새만금 갯벌 살리기 3보 1배’, ‘천성산 살리기 운동’, ‘북한산 국립공원 관통도로 저지운동’ 등 환경보전을 위해 국책사업을 반대하는 굵직굵직한 문제들이 많았고 그 뒤에는 ‘불교생태지도자 교육’, ‘어린이생태지도자 교육’, ‘아토피 제로 산사학교’ 등을 다뤘다. 최근에는 ‘빈 그릇 운동’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빈 그릇 운동은 웰빙 운동이자 환경청정 운동, 나눔 운동이다.

- 환경문제의 본질과 해결해야 하는 방안은.

= 환경문제의 본질은 인간들이 탐욕 때문에 자연이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생산하고 소비하는 것이다. 지금의 먹을거리와 입을거리는 자연으로부터 온전히 오지 못하는 부분이 많다.

따라서 가장 자연스러운 방법으로 생산과 소비를 하고 다시 자연으로 되돌아갈 수 있는 순환구조가 되어야 한다. 곧 자연 순환의 구조를 회복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환경문제 해결의 핵심이다. 또 환경과 내가 둘이 아니라 한 존재임을 깨달아야 한다.


- 현대인에게 불교의 의미.

= 산업화되면서 과거에 비해 배고프지 않고 실컷 먹을 수 있는 사회가 되었다. 하지만 예전보다 생활이 풍요로워진데 비해 행복지수는 낮아졌다. 물질과 정신이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물질은 풍요로우나 정신은 빈곤한 것이 현대인의 문제이다. 그런데 불교는 물질에 행복을 두지 않고 자기 마음속에서 행복을 찾는 길을 가르쳐주고 인도한다. 곧 불교는 내면의 수행을 통해 행복으로 가기 위한 다리이자 가르침이 되어준다.

- 불교의 대중화와 불자들의 단합을 위해서는.

= 무엇보다도 자신이 참 불자가 되어야 한다. 나와 자연이 둘이 아니고 나와 사회가 둘이 아니며 존재하는 모든 만물이 한 생명처럼 연관되어 있음을 알고 더불어 살아야 한다. 이를 위해 안으로는 자신의 욕심, 성냄, 어리석음을 다스리고 밖으로는 사회를 맑고 향기롭게 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한 사람이 자기 나름의 수행법을 가지고 공동체를 형성해서 최소 1가지 이상의 사회적 실천행을 하는 ‘1수 1입 1행’을 통해 참 불자가 될 수 있다.

- 생활 속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운동을 제안한다면.

= ‘불자 1인 1년 1가지 환경실천운동’인 ‘환경실천 111운동’을 전개했으면 한다. 이는 자신이 환경에 관해 1가지를 결심한 뒤 1년 동안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다. 빈 그릇 운동, 쓰레기 줍기, 일회용품 사용하지 않기, 칭찬하기 등 방법은 매우 다양하다.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사회적인 것으로 광의로 보면 나를 위해 좋은 마음을 내서 실천하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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