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이란 성(性)을 매개로 가해지는 신체적, 언어적, 심리적 폭력을 말합니다. 구체적으로 예를 들자면, 상대방이 싫어함에도 불구하고 치근대는 행위나 성적인 농담 또는 음담패설을 하는 행위, 성적인 몸짓을 해보이거나, 노골적으로 상대방을 빤히 쳐다보는 행위, 성적으로 위협적이거나 모욕적인 말을 하는 행위, 허락 없이 상대방의 신체를 만지는 행위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위와 같은 일들은 언제 어디에서나 일어날 수 있습니다. 특히, 직장 상사와 부하직원, 교사와 학생, 부모와 자녀 등과 같은 일종의 권력의 서열 관계에서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물론 직장동료나 친구 사이와 같은 수평관계에서도 있을 수 있는 일입니다. 이렇게 성을 매개로 한 잘못된 일들은 사회 전반적으로 성문화가 자유로워지면서 더욱 심각한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성문제는 심각한 사회 문제로서 청소년은 막론하고 성인들에게까지 올바른 성의식 정착의 필요성이 요구됩니다.
일찍이 우리사회는 남자아이의 공격성을 남성다움으로 방조하거나 고무하는 한편 남·녀 사이의 진정한 애정과 신뢰, 책임에 기반한 성관계가 아닌 강압적이고 폭력적인 성을 부추겨 왔습니다. 남성을 성의 주체로 인식하고 여성의 성을 대상화, 상품화하는 시대풍조를 당연시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우리사회는 왜곡된 성문화를 평등한 주체인 남·녀 간의 만남으로 보는 건강한 성문화로 전환시켜야 할 때입니다. 성추행은 피해자의 잘못으로 일어나는 일이 아니고 그러한 일을 겪었다고 해서 부끄러워할 일도 아닙니다. 성범죄는 시간이 지난다고 해서 그 죄가 저절로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하며, 성폭행·성추행을 당한 사람은 이에 정면으로 맞서 대응해야 합니다.
자유롭고 인간적인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성폭력에 대한 막연한 불안과 조심이라는 소극적 방법보다는 체계적인 성교육 및 성폭력 예방 프로그램들이 마련되어야 할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성폭력에 대한 잘못된 통념을 깨고 남·녀가 평등한 성문화의 정착, 즉 성의 사회화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평등교육실시 등 성폭력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근본적인 예방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개인과 사회가 함께 나서는 적극적인 노력이 있어야 하겠습니다.
평소 자신의 성행동에 관한 지침을 정하고 누구도 당신에게 원하지 않는 성행동을 강요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아야 합니다. 자신의 성가치관을 검토하고 새로운 가치관을 개발하여 성에 대한 자기 정체감 및 자기 존중감을 형성할 수 있도록 성역할에 대한 자신의 태도를 점검해보도록 합시다. 성폭력 피해자들이 당하는 정신적, 신체적 고통이 결코 개인의 고통일 수 없으며, 이는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문제임을 인식하여 건전한 성문화가 확립될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진정으로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손 재 현
사범대학 체육교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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