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사회가 시끄럽다. 본교 K 교수의 발언을 빌미로 촉발된 집권세력과 야당 간의 국가정체성 논쟁, 보수와 진보간의 이념논쟁, 노사 간의 끊임없는 분규 … 헤아리자면 한이 없다. 사회가 시끄러울 때 우리는 서로 화해하며 협력하는 세상은 생전에 오지 않을 것인가? 라는 질문과 함께 어떻게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을 하게 된다. 불행히도 정답은 차가운 현실을 직시하도록 한다. 올해 노벨 경제학상의 수상자로 당사자 간 협력의 근거를 규명한 미국 메릴랜드 대학의 토마스 셸링 교수와 이스라엘 히브루 대학의 로버트 오만 교수가 공동 수상자로 결정되었다. 또한 평화상에는 국제원자력기구와 동 기구의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이 선정되었다. 이로써 노벨상 선정위원회는 평화를 위해 한 해에 2개의 포상을 한 셈이다. 국제통상과 협상을 가르치고 연구하는 학자로서 분쟁의 평화적, 그리고 창조적인 해결은 큰 관심사가 아니 될 수 없다. 토마스 셸링 교수는 1960년 출간한 그의 저서 “갈등의 전략(Strategy of Conflict)"에서 미국과 소련간의 냉전기 핵무기 경쟁, 아이들과 부모간의 벼랑끝 전략의 대결, 전제군주의 자신에 대한 암살 시도를 저지하기 위한 반대자와 동일한 컵 사용하기 등 다양한 사례에 대한 연구를 통하여 최선의 전략은 상대의 공격에 대해 보복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라고 결론을 내린 바 있다. 결국 그의 결론은 국가 간의 대립상황에서는 군비 증강을 통한 힘의 축적이 오히려 전쟁을 억지하는 방법이 된다는 것이었다. 오만 교수의 연구는 반복적인 만남에서 당사자의 과거 행동에 대한 처벌이 가능한 경우 상호간 협력의 가능성이 커진다는 사실을 보여 주었다. 그의 견해에 따르면 당사자 간의 협력은 선의나 신뢰로부터 라기 보다는 자신의 이익에 대한 철저한 계산으로부터 발생한다는 것이다. 그러면 우리 사회에서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는 분쟁을 가장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일까? 그것은 협력과 맞대응(tit-for-tat) 전략이라는 사실이 로버트 액셀로드(1984)의 실험을 통해 밝혀진 바 있다. 본 전략은 당사자가 모두에게 이로운 협력적인 자세로 일단 상대방을 대하는 것으로 출발한다. 이에 대해 상대방도 협력적인 자세로 대응하면 계속 협력을 유지하고 배반 즉, 상대방이 자신만의 이득을 추구하는 행동을 취하면 당사자도 배반으로 맞대응하는 전략이다. 이 과정에서 몇 번의 실수에 대하여는 용서하는 관용의 자세가 필요하다. 본 전략은 당사자들을 협력으로 유도하는 전략으로서 갈등의 해결에 대단히 효율적이다. 그 이유는 상대방이 협력으로 대응하는 경우 협력을 지속함으로써 서로에게 이득이 되는 결론을 얻을 수 있지만 배반하는 경우 맞대응 받게 되는 배반으로 인하여 상대방도 같이 해를 입게 되므로 협력을 유도하는 전략이 되기 때문이다. 이 때 각 당자가가 실행해야 할 몇 가지 중요한 행동지침이 있다. 첫째는 먼저 배반하는 태도를 보이지 말라는 것이다. 당사자가 우선 협력의 자세로 나가는 것이 협력기조의 유도에 중요한 요건이 되기 때문이다. 둘째, 자신의 입장에서 최선의 결과를 얻으려고 노력하되 상대방이 무엇을 얻게 되는지 비교하지 말라는 것이다. 상대방 또한 그가 가진 자원과 그가 처한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 얻은 결과이기 때문이다. 셋째, 협력을 기본태도로 견지하되 상대방의 배반에 대해 배반으로 맞대응할 수 있다는 것을 행동으로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는 상대방의 계속적인 배반을 묵인하면 당사자를 허약한 존재로 보아 계속 그런 태도를 유지하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넷째, 자신이 취할 행동을 결정할 때나 상대의 행동에 대한 해석에 있어 너무 복잡하게 계산하지 말라는 것이다. 내가 이 협력을 하면 상대방이 나를 바보로 보고 나를 이용하기 위한 다른 책략을 꾸미지 않을까? 내가 나의 진정한 이해관계를 고백하면 상대가 이를 이용하여 나를 곤란한 지경에 빠뜨리지는 않을까? 따라서 나는 협력에 신중할 필요가 있어! 또한 고백하되 상대가 이를 활용하지 못하도록 해야지 등의 생각들은 불필요하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상대와의 대면에서 자신의 이해에 대한 솔직한 고백이 진정한 해결책 마련의 기초가 되며 상대가 이를 활용하려고 시도하더라도 결국은 이는 당사자를 위한 대안이 되고 그렇지 않다면 상대의 제의를 거절하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시끄럽고 혼란스러운 사회에서 감정적인 맞대응을 억제하고, 이성적인 판단과 행동으로 갈등을 해결하는 것이 평화를 위한 최선의 방책이라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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