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이 대중화되기 시작하면서 웹상에 게시판 문화가 싹트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인터넷상에 자신들의 생각을 글로 쓰고, 다른 사람이 쓴 글에 댓글을 다는 것을 생활화 하고 있다. 이제 인터넷 게시판은 시간과 장소의 제약을 받지 않는 명실공히 대표적인 여론의 장이 되었다. ‘넷심이 민심’이란 말이 생겨난 것도 이 때문이다.
▲우리학교에도 남 부럽지 않은(?) 여론의 장이 있다. 명칭도 이에 걸맞게 ‘나의 주장’이다. 요즘 나의 주장에는 총학생회 선거철을 맞아 하루 100여개가 넘는 글들이 올라온다. 학교나 학생회에서 운영하고 있는 다른 인터넷 게시판들이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아 폐쇄되거나 몇 달 전에 쓰여진 글이 마지막 게시물인 경우가 대부분임을 감안해볼 때 나의 주장의 활성화는 분명 반가운 일이다.
▲인터넷 게시판 활성화로 인해 그동안 목소리 한번 크게 낼 수 없었던 사람들도 동등한 위치에서 남의 눈치 보지 않고 자신의 의견을 당당하게 표현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이와 함께 나타난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익명성이 보장되는 인터넷 게시판은 걸핏하면 서로 간에 욕설이 오가고 근거없는 비방이 난무하는 난장판으로 변해버렸기 때문이다. 이는 오히려 의견이 다른 사람들 사이의 의사소통을 단절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나의 주장에 올라오는 총학생회 선거 관련 글들은 대부분 선거 입후보자들에 대한 근거없는 비방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물론 가끔씩 각 후보의 공약을 평가한 글들도 있기는 하지만 상당수의 글들이 상식 이하의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여론의 장은 기본적으로 의사소통이 가능해야 한다. 자신이 의견을 밝히는 것 못지 않게 남의 의견 또한 존중해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최소한의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나의주장은 동국인들의 의사소통 단절을 초래하는 없느니만 못한 여론의 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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