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 말기입니다.” 의사의 한마디에 환자는 절망하며 그 자리에 주저앉는다. 그 날 이후 하루하루 죽음을 준비하는 그와 가족에게 걸려온 한 통의 전화. “재검사해 본 결과 단순 종양으로 판명이 났습니다. 제거하러 오시지요.”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를 드라마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 현실에서 일어난다면.
▲지난 9월부터 시작된 김치 파동이 점차 확대되면서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식양청이 중국산 김치의 납 성분 검출 발표에 연이어 기생충 알 검출 사실을 발표 하면서 사태는 더욱 겁 잡을 수 없게 됐다. 하지만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보건당국과 식약청의 ‘오락가락’하는 대처에 있다. 납이 검출됐다고 발표된 지 10여일이 지난 이후 “섭취해도 안전하다”고 발표해 한 숨 돌리게 하더니, 불과 며칠 만에 기생충 알이 검출됐다고 발표해 수그러들었던 김치 파문에 다시 불을 붙인 것이다.
▲연이은 중국산 김치의 문제제기는 김치에 대한 불안, 배추 값의 급등 현상을 넘어 중국과의 외교 마찰을 불러왔다.
중국은 맞불작전이라도 하듯 우리 상품에 대한 검열을 강화하고 급기야 중국에 수출된 국산 김치, 고추장 등의 식품에서도 기생충 알이 검출됐다고 속속 발표하고 있다. 이번 파동으로 미국, 일본으로 수출되는 김치 역시 시장공략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3일 식약청은 “국산과 중국산 김치에서 발견된 기생충 모두 미성숙란이어서 인체에 감열될 우려가 없다”며 사태수습에 나섰다. 하지만 이미 때는 많이 늦은 듯하다. 섣부른 발표와 미숙한 대처가 이미 소비자들과 수많은 김치 업체들을 불안에 떨게 했다.
죽음을 준비하며 하루하루를 절망 속에 보낸 환자는 더 이상 정상적으로 행복한 삶을 영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울부짖으며 그 자리에 주저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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