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아이를 반으로 갈라 두 여인에게 나눠 주어라” 두 여인이 한 아이를 두고 서로 자기아이라고 주장하자 솔로몬이 내린 결정이다. 그는 진짜 엄마라면 자신의 아이가 희생되지 않기를 바랄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봤을만한 이 이야기에서 우리는 솔로몬의 현명한 지혜를 엿볼 수 있다.
▲지난 1월 초 이른바 ‘부천영화제 사건’이 우리 영화계를 들썩거렸다. 9번째를 맞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이하 피판:Pifan)’ 준비에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4년간 영화제를 이끌어 온 김홍준 집행위원장의 해임을 비롯해 전 프로그래머들이 재개약을 하지 않는 사상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이렇게 된 데에는 표면적으로 내세우는 이유 외에 부천시의 정치적 감정이 개입됐다는 주장이 많았다. 집행위원장도 부재한 채 ‘진짜’ 판타스틱 영화제에 뛰어든 새 운영진들의 결과물은 두고 볼 일이다.
▲여기 ‘진짜’를 자청하는 또 다른 이들이 있다. 바로 ‘제1회 리얼판타스틱영화제(이하 리얼판타)’를 준비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해임된 김홍준 집행위원장을 필두로 한 피판(Pifan)의 원래 구성원들이다. 리얼판타는 피판과 같은 시기에 다른 장소에서 열린다. 예술계에 가해지는 정치권력에 대항해 시민들을 위한 우리만의 ‘진짜’ 영화제를 만들자는 것이다. 오는 27일에는 리얼판타를 지지하는 가수들이 모여 후원콘서트를 연다. ‘진짜’를 사칭하는 이들에 대한 예술계의 반발이 뜨겁다.
▲지난 6일 전주국제영화제가 끝났다. 이번 영화제는 프로그램 구성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참여를 많이 이끌었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영화제에 참가한 시민들도 매우 긍정적인 반응이다. 하지만 오는 7월을 준비하는 ‘피판’과 ‘리얼판타’는 사정이 좀 다르다. 서로 ‘진짜’가 되기위해 시민들의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이들 사이에서 희생당하는 우리 영화계를 살리기 위해 ‘시민들의 지혜’가 필요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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