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아자동차 사태에 이어 항운노조까지 노동조합 간부들의 비리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투명성’을 바탕으로 노동자의 권리를 대변하기 위해 조직된 노동조합이 곪을 대로 곪아 사회적인 문제로까지 대두되는 것은 그야말로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노조 간부들을 믿고 자신들의 권리를 찾기 위해 ‘투쟁’의 장에 섰던 조합원들은 더 이상 어찌할 도리도 모른 채 오늘도 노조 홈페이지에 들러 비난과 분노의 글을 남기고 돌아갈 뿐이다.
▲우리학교 경주캠 총학생회는 지난 17일 열린 학생 총회를 통해 2천여명 학생들의 승인을 받고 등록금 투쟁의 일환으로 본관 점거에 돌입했다. 등록금 인상과 관련한 일말의 협의 과정을 거치지 않은 학교도 분명 문제였지만, 행정지원실의 점거로 수업 방해 및 행정 서비스 마비를 가져온 학생 대표들의 과도한 행동 역시 현명하지 못했다.
▲이토록 강경책으로 일관해 오던 학생대표들이 지난 23일 있었던 학교 측과의 협의 과정을 통해 대부분의 점거를 해제하기로 ‘변심’한 것은 무슨 이유에서였을까. 학교 측에서는 협의 과정을 학교 언론에 공개하지도 않았으며, 학생회 측에서는 현재까지 점거를 풀만한 어떠한 조건도 학생들에게 제시하는 기회를 마련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부당한 등록금 인상에 대해 권리를 찾기 위해 나섰던 일반 학생들은 그야말로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어떠한 사실도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학생들의 권리를 위해 노력하는 학생대표들을 몰아세울 수는 없다. 하지만 입을 다물고 밝히지 않는다면 의심은 꼬리를 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잇따른 비리 사건으로 국내 기업 노조들에 다시 한번 투명성이 강조되고 있다. 학생대표 역시 8천여명 학생들의 권리를 대변하고 있는 중책을 맡고 있는 만큼 자신들과 뜻을 함께한 학생들에게 자신들의 뜻을 여과 없이 내비칠 수 있는 ‘투명성’이 더해 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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