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무처가 올해 들어 경희대, 부산대 등 국내 8개 대학과 학술교류협정을 체결했다. 지난 2월 23일이었다. 그리고 오늘은 서울대학교와 학술교류 협정을 체결한다. 그 의미가 가볍지 않다. 서울대학교는 올해로 60주년을 맞았고 동국대학교는 100주년을 맞이했다. 또한 한 학교는 우리나라 최고의 국립대학이며 다른 한 학교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대표적인 사립대학이다. 각자가 의미 있는 해를 맞고 있고, 한국 교육계의 주요한 한 축을 이루고 있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우리 학교로서는 발전의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국립 서울대학교의 우수하고 다양한 교육 인프라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서울대학으로서도 좋은 점이 많을 터이다. 앞으로 고품격의 풍성한 불교문화콘텐츠와 인문학적 인프라를 제도적으로 쉽게 접할 수 있게 된다. 동국대학교의 독특한 학문적 전통과 역량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협약 자체가 불가능한 게 현실이다. 요컨대 양교가 상호보완적인 면이 있다는 것을 인정한 게 이번 협정의 주요한 의의라고 말할 수 있다.
양교 교류의 핵심은 무어니 해도 학점 교류이다. 교류는 활발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양교의 많은 강좌들이 적절한 규모로 상호 개방되는 게 중요하다. 학생들도 똑같은 조건에서 경쟁해야 하며, 교수들은 이제 더 큰 교육시장에 나설 수밖에 없다. 이런 상상을 해본다.
동국대학교 경영학과 2학년에 재학중인 김동국 군은 경영학개론 강의를 서울대학교의 이경영 교수에게서 듣고 학점을 취득한다. 이경영 교수의 강의가 국내 최고라는 판단 때문이다. 서울대학교 대학원 철학과에 재학중인 박서울 양의 경우는 평소 심도 있는 불교철학 강의가 아쉽다. 그러나 이제는 불교학의 전문가들이 포진해 있는 동국대학교에 가서 적절한 강좌를 수강할 수 있다.
이런 상상은 당장 이번 여름학기부터 현실로 다가온다. 양교의 학생들은 홈페이지 검색을 통해 원하는 강좌, 배우고 싶은 교수에 대한 정보를 샅샅이 찾아다닐 것이다. 학교의 울타리가 실질적으로 없어지는 일이 점차 가능해진다. 대학은 점점 더 빠르게 변가고 있다. 실력과 열정만이 상아탑을 지켜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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