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새해 첫날이 밝았다. 오늘은 동국대학교가 건학을 한 지 꼭 100년이 되는 첫날이다. 1906년, 우리 불교계의 선각들께서 종로구 창신동 소재 원흥사에 근대식 불교교육기관인 명진학교(明進學校)를 세운 이래 어언 한 세기를 지나온 것이다.
이 기념비적 연대기 앞에서, 우리는 오늘 아침 마음의 큰절을 올린다. 어버이에게도, 연인에게도, 그리고 우리 후손들에게도, 모두 한꺼번에 절을 올린다. 100년 역사와 전통이 어버이라면, 오늘 우리의 용맹과 정진은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는 연인이며, 꿈과 바람은 우리들 미래 100년의 소중한 후손들이다. 이 모두를 위하여, 오늘 아침은 뜻을 한 데 모아 큰절을 올릴 법하다.
기억하고 자랑하자. 마음에 새겨 기둥을 세운 뒤에 등불로 걸어 달아두자. 우리 동국대학교는 이 땅의 자랑스러운 민족사학으로서 어느 한 순간도 멈춤이 없이 교학상장(敎學相長)의 꿈을 실천해왔다. 가르치고 배우며 이끌어주고 밀어주면서 키워낸 인재가 20만이다.
민족의 위대한 스승 만해 한용운 스님으로부터 인류 최초로 산악그랜드슬램을 이룩한 박영석 대장에 이르기까지, 우리 동국의 정신은 백척간두에서도 물러서지 않았으며 1%의 가능성만 있어도 도전하고 또 도전했다. 그리하여 마침내 오늘, 건학 100년의 새아침을 맞았다.
이제 우리는 ‘상장(相長)’ 과 ‘불굴’과 ‘도전’을 다시금 생각한다. 이는 곧 국권침탈의 그 통한의 시절 선각들께서 한 손 두 손 모아 민족의 학교를 세운 거룩한 뜻을 되새기는 일이요, 앞으로의 희망찬 100년을 위해 오늘 우리의 마음을 다짐하는 일이기도 하다.

새로운 세기, 새로운 아침이다. 동쪽의 새 태양은 오늘 따라 크고 밝다. 우리 모두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며 동국대학교에 큰절을 올리자. 그는 시방삼세 시시처처에 있으며 ‘우리 고향중의 고향’으로 모두를 크게 감싸고 계신다. 공부와 수양이 모자라면 이제라도 여기에 무릎 꿇고, 자비와 공덕이 부족하면 이 크신 어른 앞에서 마음껏 뉘우치자.
그러면 이 분은 ‘멀리, 드높이 날아오르는 기상으로 세계와 겨루는 동국인들이 되라’는 덕담을 내리시려니, 우리는 그 말씀의 세뱃돈으로 스스로를 기르는 데 쉬임이 없도록 하자. 이를 일러 ‘역경(易經)’에서는 자강불식(自彊不息)이라 하니, 이는 곧 대학인이 ‘매일 매일 새로워지기 위해 노력하는 모양(日日新 又日新)’이 흐르는 시냇물이 멈추지 않는 것과 같다는 뜻이다. 그리고 이제 새로운 동국 비전의 슬로건은 이를 일러 Be the Newest 라고 부르는 것이니 오늘 아침부터 머나먼 미래의 영원까지 우리의 소명은 오직 갱생과 혁신이다.
갱생과 혁신은 지난 100년을 버리고 단절하는 게 아니라 오래고 오래도록 면면히 이어가는 것이다. 라오쯔(老子) 철학에서는 이를 면면약존(綿綿若存)이라 하며, ‘계사’에서는 “창조하고 갱생하는 것이야말로 만물의 본래적 성향이자 우주의 생동하는 변화인 역이다(生生之謂易)”라고 한다. 또한 우리들 부처님 말씀에 따르자면 ‘탐내고 성내고 어리석음’의 탐진치(貪嗔痴) 삼독(三毒)의 장애로부터 벗어나 매순간 거듭 태어나려는 결연한 의지가 바로 갱생이자 혁신인 것이다. 변화의 놀라움이란 갱생과 혁신 없이는 결코 이루어질 수 없지 않은가. 그러니 건학 100년 새아침을 맞는 동국인들이여, 오늘 아침부터는 매순간이 새롭고 경이롭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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