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장대했으나 그 끝이 황망하여 이제는 기억조차 아득한 욕망의 잔치로 연금술이라는게 있다. 연금술이란 철이나 구리 등의 값싼 금속들을 금으로 변하게 하는 기술이다. 금이나 철 모두 4원소(흙, 물, 불, 공기)로 이루어져 있으나, 단지 4원소가 담긴 비율과 형태에서만 다를 뿐이라는 발상에서 시작했으므로, 제법 자연과학적 풍모를 지닌 것이었다. 그래서인지 중세의 수도사나 귀족 뿐만 아니라, 데카르트와 뉴턴조차도 연금술에 진력했지만, 도리어 뉴턴 역학이 퍼지고 라부아지에의 근대 화학이 확립되자 완전히 자취를 감추었다.
이런 서양의 연금술에 대비되는 것으로 중국에는 연단술이 있다. 연단술이란 불로장생을 위하여 황화수은의 일종인 금단을 조제하여 복용하는 도교의 신선도술을 말한다. 금을 양으로 수은을 음으로 간주하는 음양이원론에 토대를 두고, 금단을 복용하면 피를 순화시켜 몸이 쇠퇴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지만, 당 황실에서만 6명의 황제가 수은 중독으로 사망하자, 점차 사양길로 접어 들었다.
비록 연금술이 화학의 발달을 가져오고 연단술이 화약의 제조에 기여했지만, 연금술로 인한 과도한 재정 부담으로 중세의 귀족이 몰락하고 연단술로 말미암아 여러 황제가 중독사한 것은 과도한 욕망의 비참함을 잘 보여준다.
연금술을 통한 부의 획득과 연단술에 의한 불로장생의 추구는 모두 귀족과 황제처럼 이미 많이 가진 자들의 바람이었다.
그래서 불가에서는 과도한 욕망이 마치 타는 목마름과도 같으므로 이를 갈애라 하였고, 이런 욕망이 자신을 파괴하는 것이 흡사 맞바람에 건초로 만든 횃불을 들고 가는 것과도 같다고 하였다.
그런데 이런 경구는 단지 황제에게만 해당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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