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가끔 찾는 박물관 유물을 통해 역사 속 세계를 간접적으로 체험하고 당시의 생활상을 추측한다. 이처럼 유물은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 유물을 연구하며 과거와 소통하는 사람이 있다. 그가 바로 국립중앙박물관 전시팀의 최응천(불교미술 84졸) 동문이다.
최 동문은 “친구들과 놀러 다니길 좋아해 대학에 와서 우리나라 범종 56종을 찾아 조사하고 탁본도 했어요. 그러다 본격적으로 ‘문화재 연구원’ 동아리를 만들게 됐지요”라며 학창시절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저학년 때부터 주위 영향으로 박물관 일과 관련한 정보를 많이 들었어요. 생각해보면 박물관과는 남다른 인연이 있는 것 같아요”라며 그가 문화재 관련 분야에 매력을 느끼게 된 데에는 무엇보다 국립박물관장을 지낸 미술학과 문명대 교수와 우리학교 박물관장을 지낸 황수영 교수 등 은사의 영향이 컸다고 말한다.
1983년부터 그가 근무하고 있는 국립중앙박물관은 1여년에 걸친 새 단장 끝에 지난 달 28일 용산에서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났다. 이는 세계 6번째 규모일 뿐만 아니라 체험위주의 박물관으로써 현재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최 동문은 신설 부서인 ‘전시팀’의 팀장으로서 박물관의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게 된 것이다.
지난 3년간 춘천 박물관 초대 관장을 지내면서 관람객을 가르치는 전시가 아닌 흥미롭고 기억에 남는 전시관을 만들고 싶었다는 최동문. 그는 “박물관도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우리나라에서 독도 영유권 문제가 이슈가 된다면 독도에 관한 특별전을 갖는 등 그때그때 시사성 있는 주제로 사람들에게 다가가야 하는 것이지요”라며 그러한 점이 박물관의 역할이라고 꼬집는다.
이에 대해 “예전 국립중앙박물관은 학예연구실에서 전시, 연구 모두를 총괄했어요. 그러다 보니 전시에는 소홀했던 부분이 없지 않았는데 이번에 별도로 전시팀이 생기면서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미소 짓는다. 그는 현재 전시 중인 ‘박물관 60년사’에 대해서도 관객이 많은 관심을 보여 뿌듯하다고 덧붙인다.
“요즘 박물관에서 일하고 싶다는 학생들을 많이 봐요. 공부를 많이 해야 하는 직업인만큼 학예사 시험 통과와 외국어도 필수지요. 물론 가장 중요한 건 적성에 맞고 우리 유물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우선이지만요”라며 후배들을 위한 조언도 잊지 않는 최응천 동문. 그의 모습에서 관람객들의 흥미를 유도하는 ‘열린’ 박물관의 모습을 상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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