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부 최희암 감독 인터뷰

90년대, 대학 농구팀으로는 처음 2년 연속 농구대잔치 우승을 거머쥐며 농구계에 ‘신화’를 몰고 왔던 연세대 농구팀. 이상민, 우지원 등 오빠부대를 몰고 다닐 정도로 그 당시 큰 인기를 모았던 선수들 뒤에는, 때로는 냉철하게, 때로는 아버지 같은 자상함으로 선수의 능력 하나, 하나를 놓치지 않는 한 감독이 있었다. 지난 5월 우리학교 농구팀의 사령탑에 오른 최희암 감독이 바로 그이다.
또 한번의 대학 농구계의 신화를 위해 지칠 줄 모르는 열정을 쏟고 있는 최 감독을 만나 현재 선수들의 기량과 앞으로의 계획 등에 대해 들어보았다.

- 우리학교 농구팀을 맡게 된 계기는.
= 오랜 대학농구 생활 이후 새로운 도전을 해보겠다는 심정으로 프로 농구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그곳에서의 실패로 많은 것을 깨달았으며, 다시 대학 농구에 복귀하고자 하는 생각을 했다. 그때 마침 동국대에서 감독직 제의를 해왔다.
동국대 농구팀이 현재는 대학 농구계에서 하위권을 달리고 있지만 좋은 선수들의 스카웃, 단단한 팀워크 등을 다진다면 충분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팀이라 생각한다.
그러한 가능성이 매력으로 다가와 다시 한번 대학 농구팀에서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자 하는 열의가 생겼다.
- 현재 우리학교 선수들의 기량을 평가한다면.
= 그동안의 저조한 성적 등으로 인해 대다수의 선수들이 자신감을 잃은 상태이다. 그러다 보니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재능을 최대한 발휘하지 못하고 있으며, 집중력 부족 등으로 기본적인 슛에서 많은 실수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실수는 곧 저조한 점수와 성적을 낳는 원인이 되고 있다. 하지만 부진한 성적을 선수들의 탓으로만 돌리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본다. 경쟁 대학들에 비해 지나치게 열악한 선수들의 연습, 생활환경 역시 이 같은 결과에 큰 원인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 체육부의 환경이 열악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 우리학교의 체육부와 관련된 전반적인 시스템은 전문적인 선수들을 위한 것보다는 일반 학생들을 위한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 같은 시스템은 운동부 선수들의 스케쥴에 맞춰 일반 학생들의 체육관 수업 일정을 짜는 일부 대학들에 비해, 일반 학생들이 체육관을 이용하지 않는 남은 시간을 활용해 연습을 해야 하는 상황만을 보아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오전에는 체육관에서 일반 학생들을 위한 수업이 진행되고 6시 이후에는 대학원생들을 위한 수업 등이 진행돼 실질적인 연습 시간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이에 더해 각 운동팀별로 식단이나 연습 환경 등에 특색이 고려되지 않고 있으며, 선수들의 기숙사 역시 많게는 6명의 학생들이 한 방에서 생활하고 있는 만큼 큰 불편함이 따르고 있는 상황이다.

- 앞으로의 계획과 목표가 있다면.
= 성적을 높이는 것이 최우선의 과제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현재의 패배 의식에 사로잡혀 있는 선수들을 근성과 열정이 있는 팀으로 탈바꿈 시키는 것이 지금의 최대 목표이다. 어느 정도 팀이 안정되면, 적극적으로 포지션 별 우수 선수들을 스카웃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이러한 노력들이 부합된다면 전력 상승은 자연히 따라올 수 있는 결과라 생각한다. 이달 말에 열리는 대학 연맹전, 12월에 있는 농구대잔치 등에 참가해 우리 팀의 현주소를 알아보고 가능성도 평가해 볼 것이다. 선수와 감독, 학교의 노력이 함께 할 때 또 한번의 ‘동국 신화’는 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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