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전, 중, 후의 3단계로 이뤄져 있다고 생각하네. 나는 지금 마지막 문턱에 있는 것 같아”라며 퇴임에 대한 소감을 밝히기 시작하는 김흥우(연극학) 교수. 그는 지난 1월 한국희곡작가협회 이사장에 선임돼, 퇴임식을 목전에 앞둔 때에도 업무에 한창 바쁜 모습이다. 게다가 작품 활동도 계속 하고 남해군의 한 폐교에 세우는 ‘국제 탈 공연 예술촌’ 촌장까지 맡아 퇴임이 서운하기보다 짐을 덜어 오히려 가벼운 느낌이란다.
김 교수는 “올해는 내 정년이기도 하지만, 내가 연극을 시작한지 꼭 50년째 되는 해야. 학교는 내게 인생의 과반을 동악에서 지낼 수 있게 해줬고 내 잔뼈를 키워줘 고마울 뿐이지”라며 학교에 대한 고마움을 내비친다. 1960년 국내 최초로 우리학교에 연극학과가 생겼을 때 연극에 대한 열정 하나로 입학한 김 교수는 연극학과의 시작부터 지금까지를 지켜 본 산증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를 거치지 않고 우리학교 연극학과에 몸담았던 사람은 없는 셈이다.
그런 그이기에 최근 학생들에게 나타나는 ‘개인주의’ 현상을 누구보다 안타까워한다. 김 교수는 자신의 학과가 아닌 분야에는 전혀 관심을 갖지 않고, 책을 잘 읽지 않는 학생들을 염려한다. “사실 학문을 하는 이유는 배워서 그를 응용해 사회에 공헌하려는 것 아니겠는가. 자기만 알고 그치는 데에야 개인적이라고 표현할 수밖에….”
예술인 중에는 자기관리에 소홀해 일찍 생을 마감하는 이들도 많다고 한다. “규칙적으로 생활하는 습관이 중요하네. 몸이 건강해야 정신이 건강하니까. 인간의 삶을 재조명하는 연극에 있어서 자신의 삶도 못 지키는 사람이 관객들에게 무엇을 보여줄 수 있겠는가”라고 말하는 김 교수. 항상 자신에게 최선을 다해 죽는 그 순간까지 연극을 하는 모습을 후배들에게 직접 보여주겠다는 그에게서 연극에 대한 열정과 함께 후학들에 대한 애정이 느껴진다.
저작권자 © 대학미디어센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