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 흐름보다 먼저 변화하는 모교되길”

“교수가 될 때부터 날짜가 정해진 것인데 뭐 새삼스러울게 있겠습니까”라며 미소짓는 정용근(회계학) 교수. 그는 평소 이형기 시인의 시 ‘낙화’를 되뇌이며 아름답게 떠나리라 마음먹었기에 퇴임이 섭섭하지만 낯설지는 않다.
지난 65년 우리학교를 졸업하고 80년부터 경영대학에서 후배들을 양성해온 정 교수는 30여년 동국대학교와의 인연이 각별하기만 하다. “캠퍼스 전체가 민주화물결로 뒤덮였던 80년대 교단생활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그는 재직생활 중 잊지 못할 추억으로 단연 최루탄 가스를 맡으며 강의하던 시절을 꼽는다. “착하고 성실한 학생들이 시대적 흐름으로 인해 도중에 학업을 그만둬야 하는 일들이 무척 안타까웠지요.” 그 때가 교수이자 선배로서 가장 가슴 아팠다고.
상업고등학교에 진학할 때부터 걸어온 학문의 길은 자연스럽게 교수로 이어졌다. 그렇게 50여년동안 오직 한 길만을 택한 것은 이 분야의 중요성을 알기 때문이었다. “앞으로도 전공을 살려 기업과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해야지요.” 이렇듯 정 교수는 퇴임 후에도 전문가로서 사회에 봉사하는 일을 계속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후배들에게 학교와 자신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라고 당부하는 정용근 교수. 그는 “젊은 학생들이 점점 작은 꿈을 갖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도전적인 꿈을 갖는 것의 중요성을 말한다. 또한 100주년을 맞이하는 모교가 사회의 요구보다 더 앞서 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30여년 세월을 함께했기에 더욱 각별한 의미를 갖는 이별. 이를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그의 뒷모습은 아름답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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