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장사상은 일종의 난세(亂世)의 산물로, 원시적 무욕상태(無慾狀態)에 돌아가는 것을 이상으로 생각하고 진실한 인성을 추구하여 의식상으로는 적극적으로 현실을 도피하였다.
노장사상의 영향을 받았다는 것을 전제로 도연명의 시를 문학적인 측면에서 고찰해 본다면, 도연명은 관리생활을 청산하고 전원생활을 시작하여 전원 속에 융화된 인간을 추구하는 데 모든 창작의 정열을 바치고 이를 시에 반영하였다. 문장의 수사를 중요시하던 당시 귀족적인 문학조류 속에서, 도연명처럼 개인의 생활을 바탕으로 하여 인간의 순수한 본연을 추구한 것은 파격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도연명은 중국 문학사상에 수준을 한 단계높이고, 후인들의 자연시를 위하여 새로운 국면을 열어놓은 대시인이라고 할 수 있다.
본 논문에서는 도연명의 시에 나타난 노장사상으로서, 시속에 반영된 노장사상의 사상적인 요소인 무위자연(無爲自然)을 진(眞), 자연(自然), 본체회귀(本體回歸) 3가지 의미로 나누어 생각해보고, 노장사상의 언어의 한계성을 설명한 언외상징(言外象徵) 중심으로 탐색하였다.
첫째로 ‘진(眞)’은 도연명의 시 ‘권농(勸農)’1장에서 말한 ‘포박함진(抱樸含眞)’이라는 말로 요약할 수 있는데, 그는 시에다가 사심과 욕심을 버리고 자연의 순박순진한 모습으로 되돌아가 전원의 자연에서 무위자연(無爲自然)한 생활을 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표현하였다. 두 번째와 세 번째로 ‘자연(自然)’과 ‘본체회귀(本體回歸)’는 같은 맥락에서 설명할 수 있는데, 자신을 인위적으로 조작하지 않고 자연 그대로 맡겨 스스로 그렇게 만물을 생성 변화케 하는 즉, 인위를 가하지 않는 것의 결정체인 도(道)를 따를 것을 당부한다.
도연명의 시(詩) ‘음주(飮酒)’에 묘사 되어 있는 노장사상(老莊思想)은 시적 언어(詩的 言語)로 말할 수 있는 ‘언외상징(言外象徵)’의 관점을 잘 보여주고 있다. ‘언외상징’은 위진(魏晉) 현학(玄學)의 기본명제인 ‘언외지변(言外支辨)’ 즉, 뜻을 얻을 때 반드시 언(言)과 형상(象)을 잊게 되는 일종의 융합된 체험경지라고 할 수 있다. 도연명의 시곡의 형상은 대부분 구체적인 실재모습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도연명의 생활과 마음의 비유로써 뚜렷한 상징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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