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져도 그대 날 사랑한다면 두려울 것이 없으리.”
지난 24일 프랑스 문화원 행사실에는 10여명의 샹송클럽원들이 원형으로 둘러 앉아 아담하지만 힘있게 샹송 ‘사랑의 찬가’를 부르고 있었다. 그리 넓지 않아 아늑한 행사실은 클럽원들의 노랫소리와 기타, 하모니카 소리가 한데 어우러져 잠시 프랑스에 와 있는 듯한 감상에 빠지게 한다.
매주 목요일 프랑스 문화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샹송클럽은 지난 83년 창설 된 후 2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장수’클럽이다.
클럽 초기 멤버인 신미영(42) 씨는 “초기에는 텍스트를 이용한 어학 공부의 목적에서 창설되었지만, 86년부터는 음악 자체를 배우고 문화를 느끼는 데 중점을 두었어요”라고 말한다.
프랑스의 가곡인 샹송은 노래의 가사와 음 자체에만 주목하는 것이 아닌 곡의 반주 등 외적인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중시되는 매력적인 장르이다. 포용력이 큰 프랑스 문화의 특색이 음악에서도 그대로 드러나는 것이다.
이에 대해 클럽장 장성근(46) 씨는 “샹송의 느린 템포는 심박수에 영향을 주어 마음의 여유를 주기 때문에 사색할 수 있는 기회를 주죠”라고 전한다. 대개 클럽원들은 다양한 곡을 감상하기 보다는 개인의 추억이 깃든 한 두곡만을 깊이 있게 감상하는 편이다.
한편 프랑스 문화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모인 만큼 클럽을 찾는 구성원들 역시 다양하다. 10대부터 40대, 학생, 직장인, 성직자, 교수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각양각색이다.
1년 전부터 샹송 클럽을 찾고 있다는 이재은(27) 씨는 “프랑스 요리에 관심을 갖다가 샹송에 관심을 갖고 본격적으로 참여하게 됐어요”라고 말한다. 클럽에는 10여 년 전부터 지속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클럽원들도 상당수이다.
클럽은 매주 목요일 5시부터 한 시간 동안 프랑스 문화원 18층 행사실에서 진행되고 있다. 배우는 곡은 매 주마다 시기와 난이도를 고려해 선곡 하며, 기타와 멜로디언 반주에 맞추어 한 소절씩 차근차근 배워나간다.
또한 회비는 받고 있지 않으며, 샹송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다.
샹송 클럽은 이에 더해 같은 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 간의 친분을 쌓는 사교의 장으로까지 이어진다. 현재 600여명의 회원이 속해있는 온라인 커뮤니티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으며, 개인 미니홈피나 블로그 등을 통해 친목을 쌓고 있는 상황이다.
프랑스 문화를 가슴으로 받아들이고 샹송이라는 공통분모 위에서 깊은 유대를 형성하고 싶다면 주저하지 말고 프랑스 문화원 ‘샹송 클럽’의 문을 두드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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