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한국에서 리더십은 새로운 화두로 대두되고 있다. 기존의 질서가 급속하게 해체되어 가면서 사회는 동요하고 있으며, 이에 리더의 부재와 리더십의 위기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
리더십과 관련한 서적들이 우후죽순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으며, 리더십이라는 단어 앞에 무수한 형용사들이 붙여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리더십을 전문적으로 교육시키는 사설단체들도 많이 생겨나 리더십 교육의 중요성을 설파하고 있다.
하지만 리더십에 대한 대학의 관심은 그리 높지 않은 것 같다. 대학에서 리더십과 관련한 진지한 학문적 논의는 제대로 진행되고 있지 못하며, 현실적인 리더의 양성 방안에 대한 공론화도 부족하다.
소수의 대학을 제외하고 거의 대부분의 대학에서 리더십 연구와 교육을 전담하는 기관이 존재하지 않으며, 교육과정에 리더십에 대한 교육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 이것은 기존의 엘리트 육성 중심의 교육방식에 안주하는 대학, 리더는 길러지는 것이 아니라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것이라는 인식, 리더십과 엘리트주의가 혼용되는 상황 속에서 리더십 교육의 효과를 회의하고 부정하는 태도, 그리고 학문적 연구대상으로서 리더십의 유효성에 대한 회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현실 속에서 대학생들이 리더십의 중요성만을 인식하고 있을 뿐 구체적으로 대학생활에서 무엇을 해야 리더로서의 소양과 자질을 키울 수 있는지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채 방황하고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요즘 대학생들을 보면 바쁘게 활동하면서 자신의 경력을 화려하게 치장하는 것이 리더십을 키우는 것이고, 이것이 어려운 취업시장에서 자신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자산이 된다는 인식이 팽배한 것도 사실이다. 국가적·사회적 요구에 부응하여 리더십 연구와 교육의 중추적 기능을 담당해야 할 대학이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지 못함에 따라 나타나고 있는 문제인 것이다.
향후 대학은 리더로서의 자질과 소양은 사회적 문제의식과 책임의식, 그리고 도덕성에 대한 깊은 성찰로부터 출발하여 끊임없는 자기개발과 노력을 수반할 때 갖추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리더십 교육의 소임을 적극적으로 수행할 필요가 있다.
전문가적 능력의 배양만을 강조하고 이기적인 욕구의 성취를 자연스럽게 묵인하는 대학가의 분위기 속에서 리더의 부재와 리더십의 위기를 우려하는 사회의 목소리들이 잦아들기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이제야말로 대학이 한국사회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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