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학기가 시작되어 갑자기 엄청난 학생들이 중앙도서관(중도)을 이용하기 시작했다. 중도를 한번이라도 이용해 본 사람이라면 열람 인쇄기도 한번쯤 이용해 봤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모르는 사람을 위해 설명하자면 우리가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책을 찾은 뒤 열람을 위해 신청서를 인쇄하도록 설치되어 있는 것이 열람용 인쇄기이다. 많은 학생들이 아무런 저항감이나 문제의식 없이 그저 필요할 때나 아닐 때나 열람 신청서를 인쇄한다. 물론 그 물건은 그렇게 하라고, 이용자들의 편의를 위해 만들어 놓았다는 것은 두말 할 나위없다. 그러나 우리가 무심코 사용하는 그 작달막한 기계가 조금씩 우리의 미래를 갉아 먹고 있는 것이다. 다들 알고는 있으리라 생각하지만 다시 말하자면 먼저 질 좋은 종이를 ‘낭비’하고 있다. 만져보면 알겠지만 대충 사서 끼워 넣은 종이가 아니란 말이다.
또한 초등생도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종이의 낭비는 결국 나무를 자르고 나무를 자르면 정화가 되지 않고 등등, 더 얘길하면 무엇하랴. 그리고 사용 후엔 그저 아무 데나 버려놓는다. 쓴 사람이 제대로 버리면 간단할 것을 여러 사람의 손을 거치게 만든다. 힘들게 벌어서 낸 학비가 겨우 ‘그까짓꺼’에서 새나간다. 학교는 낭비를 위해 등록금을 올리고 있는 것일까. 그럼 어떻게 하자는 것인가? 도서관 일꾼들이 이면지를 잘라 컴퓨터 앞에 비치해둔다. 그것을 본인의 손을 이용해 적으라는 얘기다.
얼마나 간단하면서 우리의 환경도 살리고. 여러 사람의 수고도 줄이고. 낭비를 막아 절약도 하고, 재활용까지 할 수 있으니 일석사조가 아니겠는가. 작은 변화는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 손가락 까딱하기 싫은 이는 그냥 숨을 거둬라.

이선(buddhahood@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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