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새로운 학기다! 캠퍼스를 장악한 새내기들의 상큼한 움직임을 보며 들뜬 마음을 진정할 길이 없고, 새로운 학문의 세계를 탐구하기 위해서 열심히 중앙도서관을 휘젓고 다닐 본인을 생각하면 뿌듯하기 그지없다.
그런데 실제로 수업에 들어가 보면 새로운 학문의 바다에 빠지기란 쉬운 일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그것은 바로 수강신청 정정 때문이다.
예를 들자면 이런 경우다. 우리 학교가 개강한 3월 2일은 목요일인데, 수강신청 정정기간은 그 다음 주 월요일(3/6)부터 수요일(3/8)까지다. 만약 화요일과 목요일에 수업을 하는 전공과목을 정정기간 마지막 날인 수요일에 신청했다면, 이전 수업을 모두 참여하지 못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3월 9일 목요일 수업에 간다고 해도 전 수업을 모두 듣지 못했기 때문에 교재준비가 어렵고 보통 첫째 날 정해지는 발표수업 명단에서도 소외당하게 된다. 즉, 2주에 걸쳐서 수업에 어떠한 영향력을 끼치지도 받지도 못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불상사를 막기 위해 다음과 같은 해결책은 제안한다.
일단 모든 강좌의 첫 수업은 진도를 나간다기보다 강의에 대한 소개나 그 수업 전반에 관한 포괄적인 얘기를 나눠야 한다. 첫 수업을 듣고 나서 강좌를 정정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 그러므로 홈페이지를 통해 지금처럼 단순히 강의 목표나 수업 스케줄 정도만 제공되는 서비스에서 벗어나 해당과목 교수의 간략한 이력과 함께 실제로 강의를 하는 모습이나 아니면 강좌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하는 동영상을 함께 싣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만약 이렇게 된다면 굳이 후에 강좌를 듣고 수강을 정정할 필요 없이 처음부터 신중하게 강좌를 고를 수 있게 될 것이다.
실효성에 의문을 둘 수도 있겠지만 고등학교 입시 인터넷 강의 사이트만 들어가 봐도 이것이 얼마나 실질적으로 정착돼 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고등학교 입시교육에서도 가능한 시스템이 더 넓은 학문을 배우는 대학에서 불가능하다면 그 누구라도 비웃지 않겠는가?

민정호(문과대 국문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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