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잘그랑거리다
눈이 그쳤다

나는 외따롭고
생각은 머츰하다

넝쿨에
작은 새
가슴이 붉은 새
와서 운다
와서 울고 간다

이름도 못불러 본 사이
울고
갈 것은 무엇인가

울음은
빛처럼
문풍지로 들어온
겨울빛처럼
여리고 여려

누가
내 귀에서
그 소릴 꺼내 펴나

저렇게
울고
떠난사람이 있었다

가슴속으로
붉게
번지고 스며
이제는
누구도 끄집어 낼 수 없는




중앙일보사와 계간 ‘문예중앙’이 공동 주최하는 제5회 미당문학상 수상작으로 문태준 동문의 시 ‘누가 울고 간다’가 선정됐다. 문씨의 ‘누가 울고 간다’는 “우리 서정시를 위무의 성소(聖所)로 이끄는 언어의 축복이다”는 평을 받았다.
한편 미당문학상은 20세기 한국의 현대문학을 대표하고, 민족정신과 정서를 가장 세련된 우리말로 표현한 서정주의 문학적 업적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상이다. 추진과정에서 서정주가 한국인의 마음 깊이와 아름다움, 한국어 자질 등을 가장 세련되게 가꾼 최고의 시인이라는 점은 인정되지만 친일·친독재에 관한 부분은 재조명되어야 한다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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