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부터 락커가 되는 것이 꿈이었어요. 대학 때에는 머리를 기르고 밴드생활을 하며, ‘대학가요제’ 예선에도 합격했었지요.” 초등학교 때부터 기타를 배우기 시작해 중학교에 올라가서는 그룹사운드를 결성할 만큼 음악에 흥미와 재능을 가졌던 이 동문. 하지만 그는 대학 시절 음악, 심지어 지금의 자동차 개발과도 전혀 관련이 없을 법한 불교 미술학을 전공했다. 특히 불교 미술 중 ‘탱화’에 남다른 매력을 느꼈지만, 컴퓨터 그래픽을 시작하게 되면서 자동차의 매력에 빠져 결국 연구자의 길을 택하게 됐다.
전기자동차 개발을 위해 3개월간 대부분의 밤을 뜬 눈으로 새어야 했던 이 동문이 직원들과 별 탈 없이 개발에 전념할 수 있었던 그만의 비결이 있다. “서로를 존중하고 각자의 의견을 수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야 한 팀, 한 가족임을 느낄 수 있으니까요.” 뿐만 아니라 100일 만에 전기 자동차를 개발할 수 있었던 데에는 한 가지 일에 빠지면 쉽게 손을 놓을 줄 모르는 그의 ‘고집’ 역시 크게 작용했다.
그 누구보다 여러 가지 모습으로 다양한 삶을 살아온 이 동문. 지금 그의 눈동자에서 강단에 서 있는 새로운 삶이 보이는 듯하다. “학생과 함께 하는 시간이 가장 행복해요. 지금도 다시 학생에게 돌아가도 싶지만, 시간이 여의치 않네요.” 최근까지 단국대 ‘패션제품디자인과’ 겸임 교수로 활동했던 이 동문은 실력이 늘어가는 제자를 볼 때가 가장 뿌듯하다고 한다. 후배들과 같이 생활하고,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면 더욱 좋을 것 같다며 내심 우리 학교에 관련 학과가 개설되지 않은 점을 아쉬워한다.
항상 새로운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매진하면서 나이를 잊은 채 살아가는 이정용 동문. 개발은 목표를 가지고 포기하지 않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그의 눈빛에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힘찬 ‘도전’의 의지를 읽을 수 있었다.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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