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가 되기를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교생실습은 일종의 특권이라는 생각이 든다. 되돌아보면 한 달이라는 시간은 너무 짧고 그래서 아쉬움이 남기도 하지만, 이론으로 접했던 것들을 실제와 비교하면서 나름대로의 교사상을 세워보는 시간이 되었다.
나는 모교인 구리 인창고등학교로 교육실습을 다녀왔다.
“요즘 학생들, 예전 같지 않다”, “고등학생은 아마 다루기 힘들 것이다” 라는 주변의 우려 섞인 말에도 나는 후배들을 만난다는 것이 마냥 설레고 기다려지기만 했다. 나는 2학년을 맡게 되었고, 과학과 선택과목인 ‘물리Ⅰ’을 가르치게 되었다. 많은 수업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는 교육실습 전의 생각과는 다르게, 나에게 주어진 수업은 6시간에 불과했다.
학교 사정상 어쩔 수 없는 일이었지만 실제 수업을 못 해본 나로서는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나는 실험 수업과 야간자율학습시간에 아이들을 가르쳐 봄으로써 나름대로 그 아쉬움을 달래며 가르치는 연습의 기회를 가졌다.
여러 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물리를 가르쳐 주었다. 아이들이 모르는 문제를 물어보면, 그 문제를 함께 풀며 왜 이것이 답이 되는지를 설명해 주었다. 여기서 느낀 것은 아이들이 모른다고 묻는 문제는 그 아이만이 아니라, 다른 아이들도 대부분 모른다는 사실이었다. 그래서 똑같은 문제를 많은 아이들에게 반복적으로 설명해줄 수밖에 없었다. 분명히 수업시간에 배운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이 동일한 부분에 대하여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은 무엇인가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
교과내용이 학생들의 선수학습 수준보다 너무 어려워서 받아들이기 곤란하다던가, 아니면 교사의 설명이 충분하지 못하여 학생들의 이해를 이끌어내지 못한다던가 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여기에서 후자에 대하여 내 생각을 정리해 보려고 한다. 교사는 본시 수업에 앞서, 학생들의 학습에 대한 ‘준비도’를 체크해야 한다.
이 말은 학생들이 본시 수업 내용을 배우는 데 있어서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선수학습에 대한 진단과 보충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수업을 하는 데 있어서는 수업 중간 중간에 학생들에게 질문을 통하여 이해 정도를 파악해야 한다.
또한 이론을 설명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이론이 나오기까지의 배경을 소개해 준다든지, 그 이론의 적용의 예를 들어 주는 것을 통해, 학생들의 흥미와 주의 집중을 이끌어 낼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생각에서 나는 학생들이 물리 이론을 비교적 이해하기 쉽도록, 나름대로 실생활과 관련지어 설명해 주려고 애썼다. 그러나 그 결과가 어떠하였는지 미처 알기도 전에 교육실습이 끝나버려서 많이 아쉬울 따름이다.
우리는 살면서 ‘어떤 이’로 하여금 ‘삶의 의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한 달 동안의 교생실습을 통해 선생님들과 학생들, 또 다른 교생들로부터 나는 그런 의미를 느껴볼 수 있었다.
그리고 내가 교사가 되어 나의 학생들에게 그런 ‘어떤 이’가 되길 바라게 되었다. 한 달간의 교육실습을 난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다. 한 달의 짧은 기간으로 많은 것을 배우기엔 부족했던 시간이었지만, 내 삶의 주춧돌이 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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