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멜리 노통의 소설 ‘살인자의 건강법’은 그녀 자신의 문학적 완성에 관한 이야기다. 작가 자신은 소설 내에서 살해를 감행함으로써 그녀의 문학을 완성했다. 그것은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죽일 수밖에 없었다’라는 괴기소설에나 나올 법한 플롯을 떠올리게 하지만, 실제로 그러한 부분도 있다.
타슈는 니나를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죽였고, 그것을 실제로 글로 썼지만 아무도 그 본질을 눈치 채지 못한다. 유일하게 그것을 알았던 여기자 역시 타슈를 너무도 깊이 이해하게 됐기 때문에 그의 본질을 죽이고 희열마저 느낀다.
문학은 실체를 파악할 수 없다. 불가능하다. 그러나 소설가는 해야만 하고 독자는 자신을 버려야 한다. 소설 속에서 타슈가 비웃었듯이, ‘피 한 방울 묻히지 않고 피의 바다를 건너올 수는 없다’. 그럴 수 있다면 의미없는 책이며, 의미없는 독서다.
에밀리 노통은 본질을 이해하려고 하는 광기를 이 소설에 담았다. 극단적이지만, 살인으로써 인물들은 본질을 찾는다. 소설 내에서 극대화 되는 이러한 비정상적인 감정은 누군가를 해침으로 나를 완성하고픈 감정을 느끼게 될 것 같은 불안감마저 느끼게 한다.
어떤 대상에 깊이 빠져들게 된다는 것은 아마 그 본질에 가까이 가고자 하는 무의식적인 탐구가 아닐까 한다. 사랑이든 증오든 그러한 감정은 인간을 성숙시킨다. 그렇기 때문에 그러한 감정을 극단으로 몰아간 이 작품이 무서울 정도로 매력적인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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