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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en'의 다의성: '초록'에서 '골프장'까지

 우리 문화에서 초록 색상은 자연을 상징하고 있다.  이는 영어표현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영어표현 'green'은 색상으로서의 의미 외에 자연을 상징하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미 한국어 속에 외래어로 자리잡은 복합어 'green belt'(자연보호구역)는 'green'이 '자연'이라는 확장의미를 가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예이다. 또한  자연은 보호되어야 하는 최우선 환경보호 대상이므로 'green'이 '환경'이라는 또 다른 의미로 사용이 되는 것은 당연하다.  전 세계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녹색당 명칭 'the Green Party' 속의 'green'은 '환경'이라는 의미로 쓰인 예이다. 
색상으로 'green'은 과일이 익어가는 과정에서 아직 덜 익은 상태를 나타내므로 '덜 익은'  혹은 (사람이) '미성숙한' '초보적인/경험이 없는' 이라는 의미를 가지게 되었다.   아래의 예는 이러한 용례를 보여준다.

(1) The new trainees are still very green.

사람을 주어로 하여 서술어로 사용되는 경우 'green'은 얼굴이 (토할 것 같이) '창백한'이라는 의미로 쓰인다. 

(2) It was a rough crossing and most of the passengers looked distinctly green.

    'green'은 명사로 사용되는 경우 색상으로서의 의미 외에도 (영국영어에서) '야채'라는 의미- 예를 들어 'Eat up your greens' -를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골프 코스에서 최종적으로 구멍(the hole)이 있는 곳을 잘 다듬어 놓은 지역을 말하기도 한다.

(3) Did the ball land on the green?

즉, (3)에서 'the green'은 골프 코스에서 구멍 주위의 말끔히 다듬어 놓은 지역을 말한다.  골프장의 특정 장소를 나타내는 의미를 갖더니 이 의미가 확대되어 'green'은 골프장이라는 의미를 대치하기도 한다.  골프장 사용료를 'green fee(s)'라고 말하는 데서 그 의미가 발견된다.
    그런데 한국에서 영어가 잘못 사용되고 있는 것을 지적한바 있는 안정효씨는 "언제부터인가 우리 나라에서는 '그린'이 '골프장'이라는 뜻으로 변했다"라고 하며 골프의 맥락에서 사용되는 '그린'을 엉터리 영어사용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green fee(s)'가 사용된 아래의 진짜영어 예에서 보듯이 'green'이 이미 골프장이라는 의미로 확장되어 사용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4) For brochures, detailed tariffs and information on courses and green fee discounts,
write to Boumemouth Associated Hotel.

즉 'green fee'는 'golf course fee'라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이 표현은 사전에 등재되어 있지는 않지만 'green'이 'golf course'라는 의미로 사전에 등재되어 있는 다른 예를 사전에서 볼 수 있다.  그것은 'green(s) keeper'로 골프코스를 관리하는 사람을 지칭한다.  이와 같이 단어의 의미는 고리에 고리를 물고 생성 변화되고 있으며 변화결과가 서로 다른 언어권에서도 공통되게 나타날 수도 있다. 
이러한 '초록'에서 '골프장'까지 다양한 의미를 가진 'green'은 이미 한국어에서 외국어가 아닌 외래어로 이미 자리를 잡아 '자연' 혹은 '환경보호'라는 의미로 그리고 골프의 영역에서 우리의 언어생활의 일부로 자리잡아 가고 있음을 쉽게 볼 수 있다.  외국어가 외래어로 자리 잡아가는 현상을 두고 이를 가짜영어로 폄하하기보다는 우리의 언어생활에서 어떻게 창조적으로 사용되고 있는가를 보는 시각을 갖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  (이 글의 예문 (1)-(3)은 Oxford Advanced Learner's Dictionary에서 인용되었음.)

 

Cho Eui-yon  dgudp@dongguk.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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