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전통도자는 흙과 불이 만들어내는 우연성에 그 신비함이 있다. 그 우연성을 만들어 내는 것이 바로 장인의 손이다. 기계로 대량생산하는 전통도자가 주를 이루는 요즘, 그러한 장인의 손은 점점 귀해지기만 한다. 이런 세태 속에서도 전통 도자의 ‘장인’을 꿈꾸는 젊은이가 있다. 경희대 대학원에 재학 중인 하태훈(도예학 석사과정) 군이 바로 그이다. 그에게서 전통도예의 아름다움과 어려운 점 등에 대해 들어보았다.

- 도예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 고향이 경주인데 어릴 적 집 주위에 도예공방이 많아 호기심을 갖게 됐다. 처음엔 멋모르고 시작한 길이었지만 작품을 만들 수록 이 분야에 더 끌린다. 손끝에서 느껴지는 흙의 감촉과 도자의 은은한 운치가 좋다.
-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 현실적으로 원하는 작품을 할 여건이 안 될 때 힘들다. 한 예로, 지금 ‘결정유’를 연구하고 있는데 이는 유약을 이용해 도자기에 꽃이 피는 듯한 효과를 내는 것이다. 무늬가 예뻐서 일반인들도 보면 많이 좋아한다. 그러나 다루기가 매우 힘들어 직접 손으로 제작한 작품은 매우 비싸다. 때문에 기계제작 도자에 친숙한 일반인들이 구입하기에 부담스러워 한다.

- 앞으로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 졸업 후 공방을 운영할 생각이다. 작품 활동과 더불어 학생들을 지도하고 싶다. 나중에는 고향의 산에 들어가서 흙도 직접 캐고 걸러 건조시키고, 전기 물레가 아닌 발로 직접 밟는 목물레를 써 ‘진짜’ 전통 도예를 하려고 한다. 자연주의적 삶을 사는 진짜 장인이 되고 싶다.

- 전통도예에 대한 일반인들의 시각에 아쉬운 점은.
= 우선 도자 자체에 익숙지 않은 것이 문제다. 일본의 경우 일반식당에서 쓰는 그릇들도 거의 도자인데, 우리나라는 대부분 플라스틱을 이용한다. 그만큼 우리나라는 전통도자에 인색하다.
전통도자에는 우리 선조들이 남긴 고즈넉한 아름다움이 있다. 우리도 일상생활에 전통도자를 많이 접할 수 있게 해, 우리문화의 아름다움을 이해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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