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선조들이 ‘먹’으로 그린 그림을 보고 있노라면, 화려한 색채는 없지만 은은한 먹의 농담 속에서 묻어나오는 기품을 느낄 수 있다. 수채물감과 아크릴 물감에 길들여진 요즘 젊은이들에게 ‘먹’은 다소 낯선 채색도구일지 모르지만, 사실 이 속에는 우리 문화만의 향기가 듬뿍 담겨있다.
우리 학교에서 한국화를 전공하고 있는 이희은(한국화4) 양은 이러한 우리 문화의 매력을 알고 전승·발전시키고자 하는 당찬 젊은이다. 이에 그를 만나 자신이 생각하는 한국화의 매력과 진로 등에 대해 들어보았다.

- 한국화를 시작한 계기는.
= 고등학교 1학년 때 교양으로 처음 배웠는데, 그 순간 ‘내 길은 바로 이 것’이라는 느낌이 왔다. 원래 서양화를 했고 그 전공을 살려 예고에 진학했지만, 이때를 기점으로 한국화로 진로를 바꿨다. ‘먹’이 갖는 고유한 향기, 그 중후한 멋이 좋았다.

- 서양화와 차별된 한국화만의 특징과 매력을 꼽는다면.
= 한국화는 수정이 불가능하다. 한번 종이에 먹을 찍으면 작품은 이미 시작된 것이다. ‘우연의 효과’가 한국화 속에 담겨 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서양화는 정해진 기법에 많이 구애받는 반면, 한국화는 인위적이지 않고 형식이 자유롭다.
특히 실기작업을 할 때 정신적인 평화로움을 얻을 수 있어 좋다. 성격이 산만한 편인데 작업할 때만은 차분해져 마치 또 다른 나를 찾은 것 같다.

- 앞으로의 진로 계획은 어떠한가.
= 학부과정에 이어 계속 한국화 공부를 하기 위해 대학원 진학과 유학을 고려하고 있다. 결국에는 대학에서 나와 같은 길을 걸으려는 학생들을 가르치고 싶다.

- 한국화를 잘 모르는 이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 우리 사회는 어릴 때부터 서양화 위주로 교육시켜 그것이 대세인 듯 해보이지만, 사실 미술계에서는 한국적인 것을 찾으려는 움직임이 크게 일고 있다.
또한 한국화를 잘 모른다면 한 번 접해보기 바란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누구든 한국화의 매력에 빠져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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