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되는 웰빙 열풍은 캠퍼스 깊숙이까지 파고들어 대학가의 새로운 문화 경향으로 자리잡고 있다. 가장 큰 특징은 각 대학에서 학생들의 건강에 관한 강좌까지 속속 생겨나고 있다는 것이다.
연세대는 1학년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체지방 감량 정도에 따라 학점을 주는 ‘건강한 대학생활을 위한 비만관리’ 수업을 개설했다. 이 강의는 체지방을 비롯한 기초 대사량 등을 정밀 측정해 개개인에게 적합한 운동법을 처방한 후, 목표 체중 달성을 위한 체력 실습을 하는 수업이다.
이 수업을 강의하는 연세대 백일영(체육교육학) 교수는 “신입생들의 건강관리를 돕기 위해 마련된 수업”이라며 “수업을 통해 진행되는 과학적인 체중관리는 실제 학생들의 체중변화에 긍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말했다.
고려대는 올해 △현대인의 생활과 식품 △허브와 건강 △영양과 생활 등 식생활과 관련한 과목을 개설했다. 특히 허브의 특성과 향기 요법 등을 배우는 ‘허브와 건강’은 200여명의 학생이 몰리기도 했다. 서울대도 교양과목으로 ‘참살이 의학특강’을 새로 개설했다. △비만과 체형 관리 △술과 건강 △근시와 라식 등에 이르기까지 우리 건강과 관련한 폭넓은 소재에 대해 의대 교수 20여명이 번갈아 강의한다.
이 밖에도 최근 웰빙과 더불어 학생들의 주된 관심사인 다이어트 관련강좌가 한국외대와 건국대에 개설돼 학생들의 호응을 얻었다.
학내 식당가도 마찬가지다. 원주 상지대는 친환경 유기농 쌀과 채소로 식단을 제공해 교직원과 학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또한 이화여대 학내 매점에는 여대생들이 선호하는 알로에즙, 석류즙, 당근즙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으며, 숙명여대는 지난해부터 조미료를 일체 넣지 않고 식단을 조리하기 시작했다. 숙명여대 이지현(국문2) 양은 “이제 외부 식당보다 학내 식당을 애용한다”며 “음식도 맛있고 건강까지 챙길 수 있어 좋다”고 말한다.
대학가 주변도 이와 더불어 새로운 상권이 형성되고 있다. 저렴한 가격과 자연주의를 내세우는 한 화장품 브랜드는 건강한 젊음을 유지하려는 남녀 대학생의 심리를 겨냥한 경우다. 또한 최근 널리 퍼지고 있는 각종 녹차 음료와 식품은 맛과 질을 선호하는 젊은이들의 변화된 의식을 반영한다.
이렇듯 대학가에 새로운 강좌·식단·상권이 웰빙 흐름을 타고 형성되고 있다. 하지만 “학생들이 자칫 웰빙과 관련된 소비적 생활양식에만 무게를 둔다면 웰빙의 진정한 의미가 왜곡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우려 섞인 목소리도 있다. 이에 따라 단순히 시대흐름에 따라가기보다 자신에게 적합한 건강관리와 더불어 내면의 건강함을 가꾸는 성숙함이 필요한 때이다.
저작권자 © 대학미디어센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