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과 휴대폰. 현대 한국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이들은 더이상 낯선 것이 아니다. 인쇄매체 및 라디오·TV와 같은 방송매체 등이 올드(Old)미디어가 되고, 디지털 기술을 접목시킨 각종 매체들이 ‘뉴(New)미디어'로 떠오르는 현실이다.
뉴미디어 시대의 등장에 따라 새로운 정보 등이 사람들에게 접근하는 방식이 바뀌고 있다. 이러한 시대에 올드미디어만을 고집한다면 도태될 뿐이다. 이에 따라 ‘문화운동’도 뉴미디어 시대를 맞아 변화를 꾀하고 있다.
지난달 19일부터 한 달간 총 4차례에 걸쳐 문화개혁을 위한 시민연대(이하 문화연대), 미디액트, 미디어연대, 진보네트워크(이하 진보넷), 미디어참세상, 한국독립영화협회 등의 관계자들이 참가한 가운데, 미디액트 회의실에서 열린 ‘뉴미디어시대, 정보통신·문화·미디어 활동가 워크숍’이 그 첫걸음이라 할 수 있다.
이번 워크숍은 △1차=미디어 환경 변화와 정보통신·문화·미디어 운동의 현재와 네트워크 구성, 운동전략 및 운동 프레임에 대한 개괄적 토론 △2차=정보통신·문화·미디어 운동 단체의 뉴미디어 시대 고찰과 대응 방안 모색 △3차=미디어 환경 변화와 진보적 콘텐츠 생산과 배급, 채널 구성 △4차=뉴미디어 시대, 정보통신·미디어·문화 운동의 실천과제(전략) 도출 및 운동 주체 형성을 위해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이러한 주제아래 세부적으로 △정보보호, 프라이버시, 저작권망 △표현의 자유, 심의와 규제 △퍼블릭 액세스 △독립영화 제작과 배급 △진보적 콘텐츠 제작 사례 및 현황 등에 대해 논의해보는 자리를 가졌다.
참가자들은 먼저 한국문화계의 전반적 현상이 상업적·대중적인 흐름을 탈피하고 소외계층의 이야기를 미디어 속에 담아낼 수 있어야 하며, 문화 소외 계층에 대한 문화 향유의 폭이 넓어져야 한다는 데에 동의했다. 대안미디어 창출, 퍼블릭 액세스의 활성화 등이 하나의 방편이 될 수 있다. 여기에서 퍼블릭 액세스란 일반인들이 직접 기획·제작한 영상물을 그대로 방영하는 것을 말하는데, 최근 이러한 프로그램이 증가하고 있지만 아직 불완전한 상태다.
다음으로 뉴미디어 등장에 따라 올드미디어에 적용했던 내용 규제에 대한 변화를 고민해볼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방송·통신의 융합에 따라 규제체계 정비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문화연대 선용진 씨는 “이러한 각종 규제들이 문화의 다양성을 보장시키지 못한다”며 “현재 뉴미디어 정보이용에 대한 접근권, 과도한 요금제 등이 피상적으로 봤을 때 문화다양성에서 가장 걸림돌이 된다”고 말했다.
요즘 인터넷에서는 넘치는 정보에 따라 ‘저작권’의 개념이 강화되고 있다. 진보넷의 김정우 씨는 “저작권은 공공정보 접근 가능성을 위축하며, 콘텐츠 생산에도 많은 제약을 따르게 한다”며 “창작자들의 자발적인 문화운동으로 정보공유라이센스를 채택해 보다 자유롭게 정보를 이용함으로써 정보인프라를 높일 수 있는 운동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지막 4차 워크숍 때에는 뉴미디어와 진보적 콘텐츠를 접목시키는 보다 직접적인 방안이 논의됐다.
이와 관련해 미디액트의 조동원 씨는 휴대폰 동영상 서비스를 이용한 퍼블릭 모바일 VOD 서비스를 제안했다. 이러한 서비스를 통해 인권영화, 비정규직 관련 게임 등을 제공하면 이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지도가 훨씬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노동자 영상패 ‘씨’의 최영진 씨는 “노동자들의 경우 인터넷 접속성은 떨어질 수 있지만 휴대폰 이용률은 높다”며 “이동서비스의 최대 진입장벽은 ‘요금’인데 전파를 사용하는 것은 공공의 자원을 가지고 돈을 버는 것이기 때문에 요금이 무료에 가깝게 책정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미디액트의 최훈진 씨는 “요즘 이동통신사에서 점차 모바일 서비스 이용에 대해 정액제를 내놓고 있는 것을 볼 때, 사용자가 많아지면 요금 또한 낮아질 수 있을 것이다”며 “일정정도의 정부지원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워크숍은 뚜렷한 활동방안 모색, 실천방안에 대한 논의가 부족했다는 것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변화하는 시대흐름에 맞춰 문화운동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문화·미디어진영에서 활동하는 각 주체들이 모여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는 것에는 의미가 있을 것이다. 특히 최근의 상업적·대중적 시장논리에 점차 입지가 좁아져가는 소수문화 등의 활성화 발전가능 방향을 제안하는 계기가 됐다.
중요한 것은 이제부터다. 앞으로 이같은 자리가 더 많이 활성화 될 필요가 있다. 더불어 정부 및 미디어 생산주체들과의 논의자리를 마련해 이를 우리생활에 접목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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