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시시피로, 미시시피로
라틴 아메리카쯤에서 왔을까요.
사내가 거리 한켠에서 노래합니다.
까만 얼굴에 기타 비슷한, 그보단 작은
이름모를 악기 하나 달랑 들고
퉁, 퉁, 퉁 노래하고 있습니다.
앞 뒤 가사는 못 알아들어도 누런니 드러내고 단박에 내뱉는
“미시시피”만은 알아듣겠습니다.

미시시피는 북미의 커다란 강이라는데
가보진 못했어도
미시시피, 이름으로도 기차게 좋습니까.
사내도 아마
가본 적이야 없겠지만
미시시피, 미시시피 즐겁게만 발음합니다.

사내의 고독엔
고수머리에 또랑또랑한 산쵸나
에르난데스, 아니면 페르디난도란 이름의 가난한 아이들이
배고플 적마다
“꼬레 꼬레”라 노래하겠죠.
어쩌면 마르케스의 「백년 동안의 고독」에서처럼
아우렐리노란 이름의 꼭 닮은 자식들을
주렁주렁 낳았을지 몰라요.

먼 이국땅 노래가 퍽 서러워도
누런니로 활짝 웃으며 미시시피 미시시피 하나
오늘 행인들 동전을 많이 던졌나 봅니다.
딸랑. 동전 하나에 빵 하나, 딸랑 딸랑 동전 하나에는
우리 아기 옥수수 하나.
이런 식으로 계산할 줄을 누가 아나요.

미시시피로 미시시피로.
노래에 지는 해는 보도를 붉게 적시고
저녁은 발목까지 차올라
나는 그만 오늘의 오후를 소화해야겠습니다.
집으로 갈 적엔 입을 헤벌쭉 벌리고
휘적휘적, 한 번 보도 못한 미시시피,
미시시피를 흥얼거릴런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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