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가 인류의 역사에 등장한 이래 인류학적·의학적·종교적·사회적으로 많은 문제가 발생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역동적인 파장을 일으키는 것이 사회적 문제이다.
에이즈로 인한 사회문제로는 첫째, 성폭행범죄의 증가이다. 작년 11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선 생후 9개월된 갓난아기가 집단 성폭행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범인들은 에이즈 바이러스(HIV)에 감염된 성인 남자 6명으로 성경험이 없는 소녀와 성관계를 맺으면 에이즈가 완치된다는 허황된 속설을 믿고 이처럼 끔찍한 짓을 저지른 것이다. 아기는 피투성이가 된 채 길거리에 버려졌다. 생명은 건졌지만 HIV에 감염돼 채 살아보기도 전에 사형선고를 받았다.
둘째, 에이즈 환자들의 집단성폭행은 일회성의 범죄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성인 남성의 에이즈 바이러스에 감염된 이 소녀들은 매매춘에 발을 들여놓게 된다. 이로인해 다른 성인남성들에게 에이즈 바이러스가 옮겨진다.
또한 에이즈에 감염된 남성들은 가정에 이를 퍼뜨린다. 매년 7만~10만명에 이르는 남아공의 갓난아기들이 HIV 양성 반응을 보이고 있다. 남아공에서 매주 5000명이 에이즈로 숨지는 것은 당연한 귀결처럼 보인다.
악순환은 계속된다. 에이즈로 부모를 잃은 고아들은 갈 곳을 잃고 매음굴로 빠져들어 에이즈에 걸리고 에이즈를 옮긴다.
셋째, 에이즈 환자에 대한 편견문제로 에이즈 환자에 대한 일반인들의 편견과 차별이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에이즈퇴치연맹은 성인 1천510명을 대상으로 에이즈 및 성의식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에이즈 환자와 식사를 같이 할 수 있다는 응답은 26.7%에 불과했다.
식사를 할 수 없다는 38.8%, 모르겠다가 34.5%였다. 또 에이즈환자와 같은 방을 쓰면 에이즈에 감염될 수 있다는 응답이 18.6%, 에이즈는 모기나 벌레로도 감염될 수 있다는 응답이 32.1%로 나오는 등 에이즈 감염에 대해 잘못된 지식을 갖고 있는 사례도 많이 있었다.
에이즈라면 혐오스러운 생각이 든다는 응답은 73.2%, 에이즈 감염자는 성행위에 의한 것이므로 본인이 책임을 져야한다는 응답은 56.9%였으며 에이즈환자를 법적으로 격리시켜야 한다는 응답도 48.7%가 나왔다.
에이즈 감염경로는 성관계, 수혈, 모자감염 등 크게 세가지로 일상적인 생활을 함께 하는 것으로는 감염우려가 없는데도 에이즈 환자를 매우 혐오스럽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넷째, 결혼하는 데도 큰 장애가 되고 있다. 사실 이미 미국에서는 ‘결혼기피증후군’이 나타나고 있다. 그것은 결혼하고 싶은 상대가 있다고 하더라도 결국 상대의 성체험에 대한 불안이 결혼을 단념시켜 버리는 것이다.
본래 남녀의 건전한 결혼의 전제조건 중의 하나는 ‘서로가 결혼하기까지 순결을 지키는 것’이다. 현대 사회의 풍조는 그러한 순결을 경시하는 방향으로 향해 왔지만, 그 결과 남녀의 성에 대한 질서가 문란해지고 에이즈가 유행하는 상황을 낳았다.
이러한 시대이므로 더욱더 결혼까지 순결을 지키는 것이 남녀관계의 기본임을 재인식하지 않으면 안된다.
우리나라 대학생 중에서 남학생의 60.4%가 애정없는 상대와 성행위가 가능하다고 응답하는 한편 남자의 혼전순결을 지킬 필요가 없다고 대답한 남자 대학생이 54%에 달했다. 이러한 경향은 군대를 다녀온 학생일수록 더욱 뚜렷해서 군대 다녀온 대학생들은 군대를 다녀오지 않은 학생들보다 22%나 높은 69.7%가 혼전순결이 불필요하다고 하였다.
마지막으로 에이즈 치료에 대한 사회적 비용문제이다. 유엔은 전세계에서 에이즈를 예방하고 치료하는 비용이 3년 후면 연간 105억달러에 달하고 그 후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에이즈는 선진국에서는 점차 관리상태가 개선돼가고 있으나 아프리카에서는 막대한 인명을 희생시키고 아시아 지역에서도 기세를 더하고 있으며, 전세계 에이즈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부국들이 최소한 연간 100억달러를 부담해야 한다.
유엔은 또한 오는 2007년이면 이같은 비용이 연간 150억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에이즈가 급속히 확산되는 빈국들의 보건프로그램을 위해 새로운 추가 자금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세계 에이즈 프로그램에 소요되는 예산 중 45%는 미국에서 나오는 것이며 미국은 지금까지 에이즈 세계기금 기부금중 25%를 부담하고 있으나 에이즈 운동가들은 미국이 약속한 5억달러보다 더 많은 금액을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부 통계에 따르면 470만명의 에이즈 바이러스 감염자를 보유하고 있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은 100만명의 환자에게 약품을 공급하는데만도 연간 7억달러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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