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억 기부 권오춘 동문 인터뷰

“인생을 장거리 경주에 비교하자. 만약 1만km를 달려야 한다면, 휘발유는 필요한 만큼만 있으면 돼. 더 많은 것은 낭비지. ‘인생’과 ‘재력’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야.”

지난 학기 이과계열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12억 상당의 부동산을 기부했던 권오춘(영문 61졸) 동문이 다시 학교를 찾았다. 학교 발전을 위해 써달라며 용인소재의 시가 13억 상당 부동산과 소장품을 기증한 것이다.

지금까지 총 25억 상당의 부동산을 기증한 셈이다. 이번에 기증한 부동산의 쓰임새는 학교에 전적으로 맡길 것이라고 한다. 우리학교에 있어 무엇이 우선인지는 개인인 자신보다 학교가 더욱 잘 알 것이라는 생각이기 때문이다.

권 동문은 “평생 일궈놓은 재산이지만, 자신에게 꼭 필요한 만큼을 빼면 나머지는 사회에 환원해야 할 것”이라며 “이로써 나도 여생이 편할 것 같다”고 말한다. 예술의 전당 후원 등 문화·예술계의 발전을 위해서, 또한 어려운 환경에 있는 후학 양성을 위해 후원하며 재산의 사회 환원에 힘써온 그다.

그는 재작년, 추억을 되짚다 졸업 이후 한 번도 찾지 않았던 학교를 찾게 됐다. “동국대는 반세기 동안 잊고 있었던 내 지식의 어머니였지. 어디를 가도 ‘동국대 출신’이라는 말을 쓰고 다녔는데 말이야.” 그는 그 당시를 ‘집을 나갔던 패륜아가 돌아온 듯했다’고 회상한다.

학창시절을 생각하면, 학과공부 외에도 여러 가지 허드렛일로 바빴던 기억이다. 책도 많이 읽었다. 당시에는 정치·사회적인 현실 참여에도 활발했고, 비록 살기 어려운 시대였지만 뿌듯한 대학생활이었다고 한다.

그런 그는 요즘의 대학생들에게 호연지기가 부족한 것이 아쉽다. “후배들이 취업준비에 아둥바둥 매달리고, 그 때 그 때 상황의 목표달성에 치우쳐 살고 있는 느낌”이라며 “한순간에는 얻을 수 없지만 지나가면 얻는 ‘작은 체험들의 파워’를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고 한다.

한편, 모학과가 아닌 이과계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는 이유를 묻자, 기초과학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기초과학이 무너지면 미래는 없지. 기초과학 학생들의 입지를 국가차원에서부터 키워줘야 하는데, 일자리가 없어”라며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연구소 확충 등 체계적인 육성을 해줘야 한다”며 “지난번에는 신입생 위주의 장학이었기 때문에 다른 이과계열 장학기금도 세우려 생각 중”이라고 한다.

앞으로의 100년은 각 대학의 치열한 경쟁 사회가 될 것이라는 권오춘 동문. 사회는 빠른 속도와 양질의 것을 요구할 것이므로 이를 감당할 수 있어야 우리학교의 발전도 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치열한 경쟁사회에 대응해 사활을 거는 의미에서라도 전 구성원의 화합을 바란다는 그는 어머니 ‘동국’을 잊지 않고 돌아온 진정한 동국의 효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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