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2학기 무사히 치러 … 재판경과 추이 지켜봐야

강정구 교수 사건이 연일 언론에 보도되면서 우리학교 구성원들은 나름대로 고민에 휩싸였다.
학교 본관부서는 항의전화와 방문으로 업무에 막대한 차질을 받았고, 학생들은 대한상공회의소 부회장의 ‘취업제한’발언으로 불안감을 떨칠 수가 없었다.

그동안 이번 사건과 관련해 학내 움직임과 학내에 어떤 영향이 미쳤는지 살펴보았다.
강교수의 기고 글이 논란이 된 직후인 지난 8월, 총동창회는 ‘강정구 교수는 역사 앞에 자숙하고 근신하라’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재단 이사장인 현해 스님은 지난달 6일 한 보수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교수 한 사람으로 인해 학교 학생 전체가 어려움을 겪고 있어 안타깝다”는 입장을 밝혔다.

인터넷 자유게시판도 뜨거웠다. 대한상공회의소 부회장의 발언이 보도되자 학교 홈페이지 게시판은 강 교수 파문으로 취업에 지장이 있을 것을 우려하는 일부 학생들의 항의성 글이 다수 올라왔다. 또한 우리신문사 자유게시판에는 강 교수의 발언에 대해 비난하는 외부인의 글들이 수백건 쏟아졌다.

이번 강 교수 파문에 대해 재학생 N(전자3)군은 “취업 괴담이 돌 정도였다”며 “특히 기성 세대들에게 안 좋은 이미지로 비춰져 취업이나 학교 대외 이미지 면에서 부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시점에서 진행된 수시 2학기 입시에서 구성원들의 많은 우려와는 달리 재외국민 전형은 작년 지원자 수 350명보다 131명이 늘어난 481명이 지원했고, 수시 2학기 평균 경쟁률은 14.73:1로 지난해 14.56:1과 비슷한 결과를 나타냈다.

부정적인 시각뿐만 아니라 이번 사건을 ‘학문과 사상의 자유 침해’라고 주장하며 옹호하는 여론도 형성됐다. 먼저 ‘강정구 교수 사건 해결을 위한 동국대 학생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가 구성돼 지난 9월 2일 동국관 로비에서 ‘강정구 교수에 대한 색깔공세와 사법처리를 중단’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또한 대책위는 강교수 사법처리 중단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펼치고, 지난 27일 문화관 그릴에서 ‘강정구 교수 사법처리·직위해제 반대를 위한 후원의 밤’을 개최했다. 이와 관련해 대책위 이동철(독문4) 집행위원장은 “이 행사는 대학을 학문·사상의 자유를 보장해 주는 곳으로 만들고, 강교수 사건이 취업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불신을 없애기 위한 취지로 준비했다”고 밝혔다.

이번 파문이 오히려 학교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생각한다는 재학생 J(사과대1)양은 “대학이 지성의 전당인 만큼 학내의 표현의 자유가 다른 곳에 비해 많이 보장되고 있는 것이 반영된 것이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사회적으로 파문이 확장되자 학교 당국은 지난달 17일 비상 교무위원회를 열고 성명서를 발표해 강 교수의 발언이 사회적 갈등을 증폭시킨 데 유감을 표명했다. 대한상공 회의소 부회장의 발언에 공식적인 입장을 취하지 않아 갈등이 증폭된 것 아니냐는 일부 학생들의 반응에 학교 측은 “개인적 의견을 말한 것이라 공식적인 대응을 하지 않았고, 후에 부회장이 발언에 오해의 소지가 있었음을 사과했다”고 밝혔다.

강 교수의 한 인터넷 매체 칼럼으로 시작된 이번 사건은 지난달 내내 사회를 뜨겁게 달구더니 10.26보궐선거가 끝나면서부터 잠잠해졌다. 학교 비서실과 관련 교무처에 쇄도하던 항의전화도 거의 걸려오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관용(사회3) 사회학과 학생대책위원회장은 “확정된 일정은 아직 없으나, 앞으로 진행될 강정구 교수 재판 경과에 따라 신속히 대응해 나갈 것이다”라고 대책위의 향후 활동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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