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주 스님(불교학과 교수)

해주 스님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왕사성 죽림원에 계실 때에 데바닷타는 특별한 공양을 많이 받는 일이 있었다. 마가다왕 아사세가 날마다 5백 수레에 5백개의 솥에 솥 밥을 싣고 와서 데바닷타에게 공양했다. 데바닷타도 5백 명의 다른 대중을 거느리고 그 공양을 받았다.

그때에 많은 비구 스님들이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발우를 들고 왕사성에 들어가 걸식하다가, 그 말을 듣고 돌아와서 그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데바닷타가 많은 이익을 얻는다고 칭찬하지 말라. 왜냐 하면, 데바닷타가 따로 공양을 받으면 현세에도 스스로 망할 것이요 후세에서도 망할 것이기 때문이다.

비유하면 파초나 갈대는 열매를 맺으면 곧 죽고 이듬해에도 죽는 것처럼, 데바닷타도 그런 이익을 얻으면 현세에서도 망하고 후세에서도 망할 것이다. 또 비유하면 노새는 새끼를 배면 반드시 죽는 것처럼, 데바닷타도 그러한 온갖 이익을 얻으면 현세에서도 망하고 후세에서도 망할 것이다. 저 어리석은 데바닷타는 얼마동안 그 이익을 받지마는 반드시 긴 밤 동안 이익이 없는 괴로움을 받을 것이다. 그러므로 비구들은 마땅히 이렇게 마음먹어야 한다. ‘비록 내게 이익이 있더라도 거기에 물들어 집착하지 말자’고.”

그리고 다시 한 번 게송으로 설법하셨다.

열매 맺으면 파초는 죽고
갈대도 또한 열매 맺어 죽으며
노새는 새끼 배면 반드시 죽고
사람은 탐함으로 스스로 망하나니

옳지 않은 짓을 항상 행하면
어리석음을 면하지 못하리니
착한 법은 그에 따라 날마다 줄어
줄기 마르고 뿌리도 상하리라.

이처럼 부처님께서는 아직 일어나지 않은 악법은 방편으로써 일어나지 않게 하고, 이미 일어난 악법은 방편으로써 없애게 하며, 아직 일어나지 않은 선법은 방편으로써 일어나게 하고, 이미 일어난 선법은 방편으로써 그것을 더 넓히도록 부지런히 정진해서 무상한 고통을 없애고 해탈케 하셨다.

화엄경에는 ‘나쁜 짓을 하려는 것은 모두 성취되지 않고, 선한 일은 빨리 이루어지이다’ 라고 발원하게 하는 말씀이 있다. 그리하여야 나와 남이 모두 행복하고 깨달음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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