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강화를 목적으로 지난해 2005학년도 교과과정 전면 개편이 실시됐다. 하지만 개편안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교양필수 과목의 학점이 상향 조정 되고 그동안 타 대학에서 실시하지 않던 새로운 교양필수 과목이 신설되는 등 교양 교과 과정에 관한 개편이 주를 이루었다. 이에 반해 전공 개편안의 경우는 △교과목의 신설 또는 폐지 △교과목의 명칭 변경 △개설 학기, 학년 조정 등에 그친 것이 사실이다.
이 같은 개편 결과는 지난 96년 학부제 도입 후부터 현재까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전공 부실화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일 것으로 보여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이에 더해 이러한 학생들의 전공 기초 부실 문제가 필수 전공 제도의 부재, 복수 전공 기회의 다양한 확대 등으로 점차 심각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학교 측과 해당 학과 교수들의 노력이 시급할 것으로 보인다.
▲전공 기초 부실 보완 위한 제도 마련돼야=이러한 전공 부실의 원인으로 가장 크게 제기되고 있는 것이 학생들의 전공에 대한 기초 소양 부족과 이에 대한 제도적인 보완책이 마련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CJ 그룹의 한 인사담당자는 “관련 업무에 연계된 학과를 전공한 학생을 우대 선발해도 그에 대한 전공 기초 지식이 부족한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해, 현재 학생들의 전공기초 부실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현상은 1, 2학년 전공 과정에 해당하는 전공기초 선수 과목을 이수하지 않고 3, 4학년의 수업을 들으려는 학생들 개개인에도 문제가 있지만, 이를 제도적으로 관리하는 체계가 마련돼 있지 않은 것 역시 개선돼야 할 부분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전공필수제의 도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실제로 우리 학교에서는 학과별로 전공필수제를 운영했으나 학부제 도입 이후, 제도에 따라 발생되는 부작용이나 복수전공을 이수하는 학생들의 부담 등을 이유로 이를 폐지했다. 이에 현재는 공과대와 정산대, 법대에서만 전공필수제도가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전공 필수제도의 부재는 학생들의 전공에 대한 기초 부실을 불러오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대부분의 학생들이 전공 이해를 위해 꼭 이수해야 할 과목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이수하지 않고 상대적으로 학점을 얻기 쉽거나 이해가 쉬운 수업을 선택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전영일(건축학) 공과대학장은 “이러한 제도가 시행되지 않은 상황에서 학생들에게 자유롭게 전공 수업을 듣게 하는 것은 전공 교육의 부실을 가져오는 원인이 되고 있다”며 “학과 특성에 맞는 전공필수제도의 도입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학과 교수들의 전공필수 과목에 해당하는 커리큘럼에 대한 충분한 고민과 해당 수업의 일정 학생수 보장에 따른 교육의 질 하락 등의 문제점이 제도적으로 보완될 수 있다면 여론 수렴을 통해 해당 학과에서 자체적으로 전공필수제를 도입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복수전공, 전과 제도의 보완 필요해=우리학교의 자유로운 복수전공, 전과제도 역시 학생들의 전공 심화를 약화시키는 한 원인이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우리 학교의 경우 일부 학과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학과가 타 대학들에 비해 복수전공과 전과를 신청할 수 있는 기준과 인원이 자유로운 상황이다.
현재 고려대와 중앙대에서는 주 전공의 부실을 막기 위해 최대이수학점을 이수한 학생에 한해, 복수전공을 신청할 수 있도록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서강대의 경우는 이러한 이유로 전과제도를 시행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처럼 학생들에게 자유로운 복수전공, 전과제도 등을 통해 다양한 교육 기회를 제공해 주는 점에서는 긍정적으로 평가 될 수 있으나, 이를 통해 학생들의 전공 교육 과정이 부실화 되는 점은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복수전공을 이수하는 학생들의 경우 단일 전공 최대 이수 학점이 축소되고, 복수로 이수하는 전공 이수 학점도 36학점으로 바뀌어 2개 전공 모두 심화된 교육 과정을 이수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평가이다. 또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제도에 의해 복수 전공자 수가 증가함에 따라 일부 인기학과의 경우는 전공 수업 과정에서도 고충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한 수업 당 학생 수가 전공 수업임에도 100여명이 넘기도 해 이는 곧 전공 수업에 부실을 가져오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교무기획팀의 한 관계자는 “현재는 교수 선발 인원이 주 전공 학생들 비율에 맞춰지고 있는데 앞으로는 복수전공학생들의 수까지 합친 비율에 따라 교수를 배치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중앙대의 경우는 이러한 이유로 복수 전공자들을 위한 분반제도를 실시 중에 있다.
또한 우리 학교 전과제도의 경우는 2학년을 마친 학생에 한해 신청이 가능해 전공을 이수할 수 있는 기간이 2년 정도로 한정되게 된다.
학과제를 운영중인 학과들의 경우는 1학년 때 전과 신청을 할 수 있도록 해 학생들이 더 많은 시간을 자신의 전공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고려해 보아야 할 것이다.
이에 따라 교무기획팀에서는 현재 점차 심각해지고 있는 학생들의 전공 부실화를 보완할 수 있는 전반적인 제도와 인프라 구축을 위한 방안을 마련 중에 있다. 따라서 학교측의 제도적인 보완 노력뿐만 아니라 교수와 학생들의 전공 심화를 위한 다양한 노력 역시 뒷받침 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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