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사립대학의 등록금을 자율화 한지 16년. 물가상승지수보다 두 배 가량 인상됐다. 1999년 우리학교 공학계열에 입학한 학생 등록금이 260여 만원이었고 현재 학교를 다니고 있다면 이번학기 등록금은 360여 만원이나 된다. 6년 사이 등록금이 무려 100만원이나 오른 셈이다. 그럼 교육여건에는 얼마나 변화가 있었을까. 6년 전보다 약 25% 높은 교육을 받고 있을지 궁금하다.
대부분 학생들이 등록금 인상을 반대하는 이유는 단 하나다. 등록금 인상을 적절하게 생각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즉 ‘교육의 질’에 문제를 느낀다는 말이다. 이를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지표로 ‘교비 환원율’이 있다. △연구비 △실험실습비 △도서구입비 △학생경비 △교원인건비 등 교육에 직접적으로 사용되는 비용이 전체 등록금 수입 중 차지하는 비율이다. 이는 ‘교육의 질 향상’에 얼마나 충실하게 투자됐는지 살펴 볼 수 있는 중요한 지표이다. 일단 100%는 되어야 등록금이 다른 곳에 쓰이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지난 2003년도 우리학교의 교육비 환원율은 약 106%로 비슷한 규모의 다른 사립대 평균을 조금 넘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우리학교의 지난 등록금 환원율을 보면 1999년도는 121%, 2000년도는 107%, 2001년도는 108% 정도로 비슷한 수준에서 머물고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에 투자되지 않는 비용은 얼마나 될까. 우선 교육비외 지출은 자산적지출과 이월적립금이 있다. 자산적지출은 법인의 자산 증식을 의미한다. 사립대학의 기본재산인 토지, 건물 등을 매입하거나 건축물을 짓는 데 쓰이는 것이므로 법인이 부담해야한다. 하지만 현재 법인 전입금 의존율은 2.5%인데다 해마다 줄고 있다. 반면에 우리학교의 자산적지출은 12.29%나 되는 실정이며 이는 우리와 비슷한 규모의 사립대학 평균인 약 7%를 크게 웃돌고 있다.
한편 도서구입비 역시 매년 수억원 가까이 집행되지 않고 있다. 2003년을 보면 31억원이 책정됐지만 20여억원밖에 사용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해에 다시 37여억원이 예산으로 책정돼 있다. 이와 관련해 중앙도서관의 한 관계자는 “도서신청이 거의 없어 예산을 도로 반납하는 실정이다”고 말해 학생들의 노력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학생 1인당 도서구입비 증감액을 살펴보면 2000년 8만 2천원에서 2003년 8만 8천원 정도로 증가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수 십 만원 오른 등록금에 비하면 증가율은 적어 보인다.
이밖에도 실험실습비와 교수연구비 등도 큰 변동없이 매년 비슷한 수치를 유지하고 있다.
대학에서의 등록금은 교육과 직접 연관된 부분에 우선적으로 사용돼야 한다. 또한 우리대학은 지난 몇 년 간 교육강화를 목표로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연구·학생경비부분의 예산이 10%적게 책정된 것은 ‘아이러니’로 비춰진다.
우리학교를 비롯한 사립대학들은 재정의 70%이상을 등록금에 의존하고 있다. 이에 학사운영을 위한 등록금 지출을 최대한 줄이고 다른 재원을 늘리도록 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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