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끌모아 태산 만들어낸 기부문화의 모범, 10년간 30억 기부

▲ 남상민(한의학과 85년 졸업) 동문
“내가 살아 숨 쉬는 동안은 다 줄거야. 더 줄 게 없어서 미안하지” 옥탑방에 살면서 전 재산인 전세금 1,500만 원과 정부 지원금으로 받은 500만 원을 모아 기부한 80대 할머니는 이렇게 말했다.

어느 인간이든 자신이 살아가고 있는 삶에 대한 가장 값진 보상을 기다리기 마련이다. 과연 인간에게 주어지는 보상 중 최고의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 보상으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 세계적으로 ‘부’에 있어서만큼은 어느 누구 부럽지 않다는 빌게이츠와 워렌 버핏이 꼽은 최고의 보상은 바로 ‘기부’였다.

최근 우리대학에도 조용한 기부 바람이 불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 앞장 서 후배들의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 아낌없는 지원을 보내고 있는 한의학과 동문회 남상민(한의85졸) 동문회장을 만났다. 한의학과 동문회는 지금까지 우리대학에 실제 기부한 금액과 기부 약정금액까지 모두 합쳐 약 30억 원 정도를 내놓았다. 기부는 일산캠퍼스의 ‘한의학관 건립’을 위해 써달라며 동문들의 마음이 한데 모아졌기에 가능했다.

“내가 한의학과 1회 졸업생인데 한의학관도 없었을뿐더러 실습실도 부족해 어려운 면이 많았어”라며 “지금은 21세기인데 후배들에게 보다 나은 면학 풍토를 제공해 줘야 하지 않겠느냐”고 기부의 취지를 밝혔다. 아마 21세기가 아닌 19세기의 후배들이었다 해도 더 좋은 곳에서, 좋은 것만을 보며 공부하게끔 만들어주고 싶은 선배의 대답은 똑같았을 것이다. “후배들에게 도움이 된다면 동문회가 있는 한 30억은 끝이 아닌 시작과도 같다”고 말하는 남상민 회장. 이런 든든한 선배들의 효과 만점 침술은 지금의 후배들이 열심히 공부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우리대학에 지속적인 기부를 하며 인연을 맺어 온 한의학과 동문회. 보다 많은 기부자들의 확충에 대해 “계기가 있어야 한다”며 “지금처럼 경기가 어려운 시기에는 스스로 기부하고픈 마음이 들도록 하는 학교 측의 아이디어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환율이 급등하고 있다는 소식들로 가득한 요즘, 쉽사리 기부금을 내놓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이렇게 좋지 않은 경제 형편에도 불구하고 기부하려는 의사가 끊이질 않는다면, 이는 분명 학교 측의 부단한 노력과 기부자들의 애교심이 최적점에서 만나 이뤄낸 합작품일 것이다.

이번 한의학관의 건립은 한의학과 학생들을 위한 취지이기도 하지만 우리대학의 고질적 문제인 공간 부족에 대한 작은 해결책이기도 하다. “우리의 기부금은 한의학관 건립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있지만, 한의학과 역시 동국대의 일부분이다, 한의학과외 다른 학과에서도 필요하다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학교에서 어느 명절엔가 사과 한 박스를 보내 온 적이 있는데, 대단한 것은 아니래도 사소한 부분까지 신경을 써 주는 세심함에 놀라웠다”고 말하는 남상민 동문. 얼마나 기부를 했으면 학교에서 사과를 다 보내오느냐며 아내에게 핀잔을 듣기도 했다고 웃어 보인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것이 기부라고, 한 사람이 기부를 하고 그 기부가 다시 또 다른 기부로 이어지는 것이야말로 기부가 아니겠느냐”고 반문한다. 비록 작은 사과 한 박스였지만, 남 동문이 받은 것은 빨간 사과의 색만큼이나 진한 감사의 표시였다.

마지막으로 동문들의 학교에 대한 애교심에 대해 물어보자 “재학생들은 졸업하면 학교에 아무래도 소홀해지기 마련이야, 학생들이 애교심을 갖을 수 있게끔 자리를 마련하는 것이 학교 측의 숙제지”라고 답했다. 더불어 “한창 경제 상황이 어려운 시기임에도, 한의학관 발전기금을 내 준 동문들에게 감사하다”는 인사말을 더했다.

삶이 줄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보상은 다른 이를 성심껏 도울 때 따뜻해지는 자신의 삶에 있다. 주먹을 쥔 손 보다는 편 손이 아름답다는 말처럼 편 손의 아름다움을 실천할 줄 아는 남상민 동문. 꽉 쥔 주먹을 펴게 하는 힘은 정말 작은 사과 한 상자의 마음 만큼이면 충분할지 모른다. 날씨도 점점 추워지고 경제도 침체에 빠져 미동하질 않는 요즘. 우리 동국인들이 따뜻할 수밖에 없는 이유, 뜨끈한 보일러를 놓아 주는 멋진 선배들의 후원이 있기에 가능한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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