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귀희
동문ㆍ불교81졸
솟대문학 발행인, 방송인
최근 장애를 이유로 박사 과정 입학을 거부한 사건이 있었다. 대학 4년, 대학원 3년 이렇게 7년 동안 몸담았던 모교에서 차별을 받은 장애 학생은 모교에 대한 배신감에 입학거부사건을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했다.

국가인권위원회에서는 해당 학교를 조사 중에 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어떤 결론을 내릴지 지켜봐야겠지만 다시 구제가 된다 해도 장애학생이 받은 상처는 회복할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학교측에서도 그 학생의 미래를 책임지지 않으려고 할지도 모른다.

내가 대학에 입학하던 1976년도만 해도 장애인의 대학 입학이 힘들었다. 공부를 뛰어나게 잘 하지 못하면 대학의 높은 문을 넘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은 장애인특례입학제도가 있어서 대학이 장애인에게 문을 활짝 열어주었다. 앞으로는 장애 때문에 대학 입학이 거부되는 일은 더 이상 없을줄 알았더니 박사과정에서 걸리고 말았다.

박사과정에 들어가면 그때부터는 단순한 학생이 아니라 직업적 파트너가 되기 때문에 실력보다는 조건을 더 보는 것 같다. 물론 장애인 가운데 박사 과정을 무사히 마친 사람도 많지만 이번에 입학거부를 당한 학생은 휠체어를 사용하는 중증장애인이어서 장애가 문제가 된 것이다.

나도 박사과정 시험에 8차례나 낙방한 경험이 있다. 그 당시 방송국에서 일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시험을 충분히 준비하지 못했다고 낙방의 원인을 실력 탓으로 돌리긴 했지만 만약 내가 장애가 없었더라도 같은 결과였을까 하는 의구심을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지성의 전당 대학만큼은 장애에 대한 편견이 없어야 한다. 오히려 대학에서 장애인을 고급인력으로 키워 사회에 배출시켜야 한다. 만약 우리 부모님이 나를 교육시키지 않았다면 부모님이 다 돌아가신 상황에서 나는 시설에 보내졌을 것이다. 시설 운영비를 국가가 지원해주고 있고 보면 결국 자립하지 못한 장애인은 정부가 책임을 지게 된다. 하지만 우리 부모님은 그 어려운 상황에서도 나를 대학에 보내셨고 또 동국대학교에서는 휠체어 장애인인 나를 공부할 수 있도록 받아줬기 때문에 나는 지금 국가에 세금을 내고 있다.

만약 내가 공부를 계속했다면 더 많은 가치를 창출했을지도 모른다. 장애인이 교육을 받을 권리는 반드시 보장돼야 한다. 그래야 장애인도 살고 사회도 발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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