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교수 교직원이 참여하는 위원회 구성과 온실가스 배출 감소의 실천 필요

김 지 영
지구를 위한 시민행동 운영위원

화석연료의 무분별한 사용으로 온난화, 이상기후 등이 나타나면서 세계는 친환경이라는 주제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대학가에도 에코캠퍼스라고 불려지는 친환경 캠퍼스 구축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대학은 거대한 에너지 및 재화의 소비주체이며 미래의 인재를 양성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에코캠퍼스 구축을 위해 우리는 어떤 점에 집중해야 하는지 연재 기획을 통해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

 

기후변화와 대학

 2008년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본격적인 온실가스 감축이 시작되는 해이다. 교토의정서에 의해 36개 선진국은 2012년까지 1990년 대비 평균 5.2%의 온실가스를 줄여야 한다. 우리나라는 아직 의무감축국가로 포함되어 있지 않지만 2013년에는 에너지사용 증가율이 높은 우리나라도 포함될 것이라고 한다.

의무감축국들은 우선 2012년까지 1990년의 이산화탄소 배출 수준으로 돌아가야 한다. 우리나라는 지금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량의 절반 이상을 줄여서 225.9백만 톤 수준으로 줄이고 거기에 5.2%를 더 줄여야 한다. 쉬운 일이 아니다. 사회 전반이 저에너지 체제로 체질개선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어려운 일이다. 이를 위해선 사회를 이끄는 모든 구성원들의 관심과 참여가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대학들은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가? 1990년 탈르와르(Talloires) 선언에 가입한 후 전 세계 300개 이상의 대학이 환경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공유하고 자기실천 과제를 채택하는 에코캠퍼스 활동을 진행해 왔다.

미국 대학들의 경우에는 2007년 3월에 152개 대학총장들이 모여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위원회를 구성했다. 미국은 교토의정서에서 탈퇴했지만 내부에서는 기후변화에 따른 대응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기후변화에 어떻게 대응할지를 외국 대학들은 대학내부 정책으로 삼고 있으나 국내 실정은 아직 그렇지 않다. 하지만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이다. 지금부터 대학 내부에서 시작하자. 무엇을 어떻게 시작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대학은 지식인을 양성하는 곳이다. 지식인은 시대를 읽는 정신이 뛰어나야 하며 사회의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여기에 참여와 자치의 덕목이 함께 있다. 이런 까닭에 대학은 현재 이 시대가 처한 기후변화의 문제를 과제로 안고 고민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

결국 이를 탐구하고 모색하며 실천할 수 있는 공간은 캠퍼스뿐이다. 이를 위해 캠퍼스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살펴보고 우리 자신이 생활하는 이 공간에 녹색을 부여하는 작업이 무엇인지 찾아가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목표를 이루기 위한 작업들엔 무엇이 있을까?

 

▲ 에코캠퍼스를 위한 위원회 구성도

에코캠퍼스 추진 위원회의 구성

 요즘 대학생들은 취업을 위해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일이 대학 생활의 전부일 것이다. 이제 기존의 단순한 취업공부에서 벗어나 보다 창의적 발상이 가능한 에코캠퍼스 활동에 대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대학 분위기를 마련해 가자. 이 시대의 지식인으로서 학생들과 열띤 토론도 하고 치열하게 활동도 하며 연구도 할 수 있는 에코캠퍼스 활동을 하도록 환경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 활동은 유연하고 공개적이어야 하며 교직원과 교수, 학생들이 서로 벽을 허물고 토론하고 현장체험도 하는 즐거운 경험이 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학제 간 연구를 통해 기후변화 대응 방안도 마련해 가며 학문연구와 실천 활동이 동시에 이루어질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활동과 연구들은 대부분 교수, 교직원, 학생에 의해 이루어진다. 그러나 지금까지 대학별로 에코캠퍼스, 녹색캠퍼스, 지속가능한 캠퍼스 등의 다양한 구호들을 앞에 놓고 활동을 전개해 오면서 학교본부만의 추진, 관심 있는 교수들의 강의에서 일부 진행, 또는 관심 있는 학생들의 동아리 활동 등이 분열되어 진행 되어 온 상황이다.

 

에너지 자원의 효율적 운용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학생, 교수, 교직원들의 파트너십을 통한 의견수렴과 이행방안을 생각할 수 있다. 이를 더 구체화하기 위해 현재 대학기구 내에 에코캠퍼스 기획위원회 또는 지속가능한 동국대를 위한 에코캠퍼스 센터를 마련하여 교수, 교직원, 학생회의 에코캠퍼스 추진 위원회를 구성할 수 있다.

이와 동시에 캠퍼스 내 전력과 에너지, 물, 폐기물 사용에 따른 온실가스 인벤토리를 측정하고, 연도별 감축 목표량을 설정하는 방안이 있다. 온실가스 인벤토리(배출량)는 학생회, 교수, 교직원이 참여하는 에코캠퍼스 추진 위원회에서 측정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교직원들은 전력, 물 사용량, 교통수요 등 학교운영에서 나타나는 배출원별로 파악해 분석하는 데 별로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이런 배출량을 파악한 다음 학교 차원의 우선순위 정책 마련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그 학교가 어떤 에너지원을 주로 소비하는가는 학교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이렇게 온실가스 에너지원과 배출량을 파악하면 절감을 위한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실천 방안을 마련할 수 있다.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기업에서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측정하며 줄이려 노력하고 있다.

대학들의 전력 및 물 사용량은 전력을 소비하는 주체 중 손에 꼽힐 정도이다. 이에 겨울철 난방사용이나 교통수요가 상당한 대학도 이제 온실가스 배출 절감에 대한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 이런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서는 대학의 냉난방부문의 효율개선, 대학 내 바이오연료 사용, 재생가능에너지 보급을 통한 에너지 자립도 향상 등을 위한 구체적인 실천 프로그램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온실가스 배출원에는 물, 전력, 난방, 녹지 등이 있는데 배출절감을 위해서는 가장 도입이 쉬운 부분부터 진행해야 한다.

먼저 대학에는 컴퓨터 사용, 강의실 및 연구실의 냉난방 등 온실가스 절감을 위한 영역들이 곳곳에 있다. 에너지효율이 높은 기구 사용과 건물 설계, 각 건물의 적정온도 유지 등을 실천하는 기본 활동부터 할 수 있다. 또한 에너지가 효율적인 이동체계를 구축하고, 가능한 대중교통과 카풀을 장려해야 한다. 연료 효율이 높은 차량을 선택하고 바이오연료를 사용하도록 할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캠퍼스의 에너지원을 태양광, 풍력과 같은 청정에너지로 전환할 수도 있다. 현재 동국대 내에선 이런 움직임의 일환으로 옥상 녹화 사업을 진행 하고 있다. 이는 구성원들에게 휴식 공간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에너지 절약의 효과도 가져온다. 여름에는 단열 효과를 높여 냉방비를 줄일 수 있고 겨울에는 보온 효과를 높여 난방비를 아낄 수 있기 때문이다.

 

▲ 사진은 옥상 녹화 후에 예상되는 만해관 옥상 조감도이다. 친환경적인 옥상 정원은 휴식 공간 뿐만 아니라 건물의 냉난방의 효율성도 높여준다.

에코캠퍼스 교육 과정 채택 필요

 에코캠퍼스로의 전환은 구성원들의 운동, 에너지 사용 감소 노력뿐만 아니라 교과목에서도 관련 과정을 채택해 학생들에게 교육 폭을 넓히는 쪽으로도 나아가야 한다.

이런 교육들이 학생회 및 동아리 학생 자치 활동으로 발전되어 에너지 낭비를 막기 위한 자율적 활동으로 들어 나가야하는 것이다.

에코캠퍼스 기구 마련을 위해 정부 정책으로 설정해 지시하면 쉽지만 위로부터의 추진만으로는 탄력성과 유연성을 갖기 어렵기 때문에 몇 가지 전제조건들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동아리 및 학생회는 에코캠퍼스에 대한 활동을 해 보거나 참여할 의지가 있는지, 교수들의 전공분야 및 연구 분야에 이 주제를 담아낼 수 있는지, 학교 행정부서에서 적극적인 지원을 할 수 있는지 파악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건 참여의지를 어떻게 이끌어내느냐다. 에코캠퍼스 활동은 즐거운 상상과 유연한 태도, 그리고 개방적인 사고로 3주체의 만남이 이루어질 때 가능할 것이다. 이를 위해 캠퍼스 내에서 다양한 틀(토론회, 문화행사 등)에서 만남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실천이 중요한 제도적 변환

 에코캠퍼스 활동과 비슷하게 닮은 사회적 틀은 의제21(Agenda21)이다. 92년 리우회의에 각 정부, 민간단체, 기업의 참여로 지구환경문제 해결을 위해 마련한 실천항목으로 이 21가지 항목은 파트너십을 활용해 풀어간다. 이 활동은 각 대학의 에코캠퍼스 활동에서 세우는 목표와 담아내는 실천내용들과 비슷하다. 정책 설정부터 풀뿌리 실천 활동까지 추진해야 하는 이 에코캠퍼스 활동은 특히 동국대의 경우 붓다의 참뜻을 널리 퍼뜨리는 데 매우 유용한 그릇이 될 것이다. 개개인의 실천을 중시했던 정토회의 빈 그릇 운동이 계속되는 것처럼 에코캠퍼스 활동에 진정성이 담긴다면 타 대학으로 퍼져가는 중요한 씨앗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에코캠퍼스 활동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실천이다. 다양한 영역과 모임에서 에코캠퍼스 행동을 준비해 가자. 대학구성원들이 한 자리에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대학인 환경포럼'도 개최하고, 캠퍼스의 물, 전력소비, 교통, 생태계, 환경상품 구매 및 소비 등 캠퍼스 모니터활동을 진행하는 모임도 만들고, 수업의 일환으로도 개설해 자기 전공분야와의 접목을 통해 좀 더 발전적인 아이디어 방안을 제시하는 일들을 진행해 보자. 에코캠퍼스 활동이야말로 생산자와 소비자가 따로 존재하는 방식이 아닌 모든 참여자가 생산소비를 함께 해 가는 협동활동이다. 대학 구성원 모두가 지구의 벗이 되도록 하는 참여의 장을 마련하자.

우리는 대학이 어떤 곳으로 명명돼야 할지 몇 번 언급해 보긴 했지만 이 시대의 대학을 어떻게 만들어갈지에 대해서는 아직 논의가 잘 이루어지지 않았다.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에코캠퍼스, 실천하는 대학인을 주제로 삼으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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