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에서는 확률적으로 거의 일어나지 않을 법한 일이 실질적으로 일어나는 것을 희유하다고 말한다. 그 희유한 일 가운데 하나가 세상의 하고 많은 생명들 가운데 사람으로 태어났다는 일이요, 더구나 부처님의 가르침을 만나게 되었다는 것을 들고 있다. 그래서 인신난득(人身難得)이요 불법난봉(佛法難逢)이라 했다.

넓은 바다 속에 거북이가 한 마리 있는데, 이 거북이는 백 년에 한 번쯤 숨을 쉬기 위해 수면으로 떠오른단다. 거북이가 수면으로 떠올라 숨을 쉬기 위해 목을 뺐을 때, 마침 구멍이 뚫린 통나무 하나가 물에 표류하다가 그 구멍에 거북이의 목이 끼게 되는 사건처럼 거의 있을 법하지 않은 일이 일어난 것이 사람으로 태어나는 인연이란다. 그리고 우담바라는 삼천 년에 한 번 꽃이 핀다고 한다. 그러니 백 년을 채우지 못하는 인간이 우담바라 꽃이 피는 것을 볼 수 있다는 것 역시 드문 일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만나는 것 또한 우담바라 꽃이 피는 것을 보게 되는 것처럼 희유한 일이라는 것이다.

우연처럼 보이는 희유한 사건을 기적이라고 말하기를 좋아하는 이들도 있지만 실은 기적과 같이 보일 뿐 인연의 결과라는 것이다. 수 없이 많은 세월에 걸쳐 인연을 맺어왔음에도 그런 사실을 전혀 깨닫지 못하고 단지 우연일 뿐이라거나 기적이라 말하는 것은 어리석음에 지나지 않는다고 했다.

우리가 지금 동국대학교에 적을 두고 불상 앞을 오갈 수 있게 된 이 엄연한 사실을 단지 우연의 소치일 뿐이라고 할 것인가. 그렇지 않으면 억겁에 걸쳐 내가 닦아온 내 복이라고 할 것인가? 어떻게 볼 것이냐는 각자의 문제지만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앞으로의 삶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될 것임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 태어나기 힘들다는데 이미 사람으로 태어났고, 만나기 어렵다는데 이미 불법을 만날 기회를 가졌으니, 이 기회를 헛되이 보내지 않고 윤회의 어둠속에서 벗어날 수 있는 천재일우의 기회로 삼을 수 있다면 그 얼마나 다행한 일이 되겠는가.

성열스님
강남포교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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