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지 않은 미래에 정보처리능력 포화 … 현재 유력한 대안으로 주목

양자 기능 반도체는 우리 주변에 널리 이용되고 있는 반도체의 새로운 모습이다. 양자 기능 반도체를 설명하기 앞서서, 현재의 반도체의 발전과정을 짚어보며 이야기하면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인류의 역사상 많은 중요한 연구결과가 있었지만 반도체 연구가 문명에 끼친 영향은 지금까지의 그 무엇보다도 영향이 크다.

더욱이 이와 같은 반도체 물질을 이용하여 전기적, 광학적 특성을 조절하는 소자를 통해서 정보의 처리 및 저장, 그리고 정보의 디스플레이 등 현재의 문명생활이 이루어지게 된 것이다. 학문적으로 반도체 연구는 1947년 벨 연구소의 연구원에 의해 획기적으로 연구되어, 그 공로를 인정받아 1956년 노벨물리학상을 받았다. 이때 처음으로 만들어진 반도체 소자의 장점은 그 당시 사용되어오던 진공관보다 크기와 소모전력 등이 작고 사용이 간단하다는 점으로 진공관 역할의 대체가 가능하였다. 그 후 반도체 소자는 발전의 발전을 거듭하여 현대 일상 생활의 거의 모든 분야에서 사용하게 되었다.

이와 같은 반도체 소자중에 하나인 트랜지스터의 기능은 정보의 저장과 처리이다. 그러므로 현재의 관심은 이와 같은 트랜지스터의 집적도를 높이는 문제이다. 트랜지스터의 집적도는 일정 면적에 트랜지스터의 수를 의미한다. 그래서 한정된 면적에 많은 수의 트랜지스터를 만들기 위해서는 집적도가 높아야만 한다. 이렇게 집적된 트랜지스터 수를 확장시키는 기술이 해마다 향상되고 있다. 그 지표로서 인텔의 공동 설립자인 고든 무어가 예견한 집적되는 트랜지스터 개수가 24개월마다 2배씩 증가한다는 소위 ‘무어의 법칙’을 1965년에 발표하였고 그 후 현재까지는 이‘무어의 법칙’이 잘 적용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우리나라 반도체 발전 속도는 더 빠르게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황의 법칙’이 나타났다. 삼성전자의 황창규 사장은 2002년 국제반도체학회(ISSC)에서, 메모리의 경우 집적도의 속도가 1년에 2배씩 증가한다는 소위 ‘메모리 신 성장론’인 ‘황의 법칙’을 제시하여 지금까지 잘 지켜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나 이 법칙이 머지않아 깨어질 것으로 알려졌다. 그 이유로는 우선 트랜지스터의 집적도를 높이기 위해 트랜지스터의 크기를 줄여야하지만 트랜지스터의 구성요소 중 중요한 절연체역할을 하는 산화물 층은 어느 한계 두께 이하가 되면 그 역할인 전류를 막지 못해 누설전류가 발생하여 더 이상 제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단순히 산술적으로도 더 이상 얇아질 수 없는 원자크기의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로 머지않은 미래에 ‘황의 법칙’과 ‘무어의 법칙’은 한계에 도달하게 될 것이다.

그럼 이와 같이 현재 반도체 연구의 한계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 것인가란 질문에 답을 하기 위해서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그 중의 하나가 양자 기능 반도체 연구이다. 양자 기능 반도체 연구는 반도체의 양자현상을 기반으로 하는 물질 및 소자물리연구로서 위에서 언급한 바와같이 지금까지의 ‘0’과 ‘1’의 Binary-bit을 기본단위로 사용하는 기존 반도체소자(기억 및 논리소자)는 지속되는 고집적화의 결과로 소자의 크기가 계속 줄어들어 멀지 않은 장래에 기술적으로 뿐만 아니라 물리적으로도 한계에 부딪치게 될 것이다. 반도체 소자의 크기를 축소하는 데에는 물리적, 기술적 한계가 있으므로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전자의 전하뿐만 아니라 방향을 조절한 물리상태와 같은 양자 현상을 이용하여(소위 방향조 상태로써 여기서는 전자의 Spin 과 분자의 Dipole moment의 방향을 조절하고자 함) Binary-bit이 아닌 Multinary-bit을 이용한 새로운 반도체 소자인 양자 기능 반도체 구조에 대해 연구하고자 한다. 반도체 물성인 방향조절(Spin과 Dipole)상태의 결과들을 새로운 양자구조 현상과 접목시키면 새로운 개념의 Multinary-bit 반도체 소자 창출이 가능하다.

2007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들의 연구결과에서 현재의 반도체 소자의 한계를 해결할 새로운 양자 기능 반도체 연구 방향을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프랑스의 알베르 페르(Albert Fert)와 독일의 페테르 그륀베르크(Peter Grunberg)가 공동 선정됐다. 이들의 나노기술 및 거대자기저항(GMR) 발견에 끼친 공로를 인정해 수상자로 선정했다. 페르와 그륀베르크가 발견한 기술은 컴퓨터 하드드라이브에 자료를 저장하고, 드라이브로부터 자료를 읽어내는데 활용되며 근년 들어 하드디스크의 소형화와 대용량(수백 Gigabyte급)을 가능케 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여기서 나노기술은 100만분의 1을 뜻하는 마이크로를 넘어서는 미세한 기술로 1981년 스위스 IBM연구소에서 원자와 원자의 결합상태를 볼 수 있는 주사형 터널링현미경(STM)을 개발한 이후 본격적으로 연구가 시작된 분야이며, GMR연구는 자계의 변화에 따라 전기 저항이 크게 변하는 GMR 특성으로 고감도 HDD용 헤드로 응용가능한 연구이다. 이 헤드는 코발트와 철의 합금을 이용한 박막 소자의 강한 자기저항 효과를 이용해 데이터를 읽고 저장한다. 즉 지금까지의 전자의 전하만을 이용한 소자 연구에서 전자의 스핀을 이용한 물리현상을 이용한 응용연구가 그 중요성과 가치를 인정받게 된 것이다.

이와 같이 양자현상을 이용한 양자 기능 반도체를 활용하면 같은 집적도에서도 몇 배의 결과를 얻을 수 있음을 쉽게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양자 기능 반도체 소자 구현은 양자컴퓨팅으로의 기반을 마련한다는 것이다. 양자컴퓨팅이란 양자역학계의 특징인 불확정성, 중첩, 얽힘, 간섭 등을 이용하여 지금까지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방식으로 정보를 처리하는 일련의 기술을 의미한다. 이는 반도체 소자의 크기가 점점 작아짐에 따라 양자적 특성을 점점 더 많이 고려해야 한다는 소극적인 의미에서 벗어나, 고전계가 가지지 못하는 이러한 특성들을 적극 이용하여 도청이 전혀 불가능한 정보전달이라든지, 고전적인 컴퓨터, 즉 우리가 지금 사용하고 있는 컴퓨터로는 풀 수 없었던 문제를 해결하는 등 완전히 새로운 정보처리기술의 지평을 열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 같은 21세기의 양자 기능 반도체 연구를 수행함으로써 신개념의 반도체 기술로 인류의 꿈인 인공두뇌 구현이 기대된다. 또한 이와 같은 미래의 핵심연구는 반도체 연구, NT가 결합된 융합연구로 발전하여 앞으로 다가올 미래의 반도체 재료 및 소자분야에서 우리나라의 먹거리를 책임질 중요한 원천 기술이 될 것이다.

전 희 창
양자기능반도체연구소 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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