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랑 연극재단 20억 기부, 연극학과 교육·실습에 청신호

우리학교 예술극장
우리학교 예술극장이 연극 및 소극장 뮤지컬을 전문적으로 상영하는 전문공연장으로 거듭난다.이해랑 연극재단이 예술극장 리모델링에 써달라며 학교에 20억을 기부한 것에 따른 것이다. 우리대학 연극학과 교수를 역임한 고 이해랑 선생의 장남 이방주 이해랑 재단 이사장은 “아버지께서는 항상 연극인들에게 필요한 번듯한 극장을 짓는 것이 꿈이셨다”며 선생의 유지를 이은 이번 기부에 의미를 부여했다.

이해랑 연극재단 이방주 이사장
고(故) 이해랑 선생은 ‘순수연극’, ‘리얼리즘 연극’을 추구했던 배우로 출발해 연출가로 대성한 연극인이다. 1947년부터 국립극단의 전신인 극예술협회(신협)를 이끌었고 1960~70년대에는 이동극장을 만들어 전국을 돌며 연극을 보급했다. 우리학교 연극학과 교수를 역임하면서 후학 양성에도 힘썼던 선생은 학생들이 열악한 극장에서 힘들게 연습하고 공연하는 것을 안타까워 했다고 한다. 과거 우리대학 연극과는 대학본관에 있던 소극장에서 실습공연을 하곤 했다. 90년대 중반 학술관에 예술극장이 생기면서 숨통이 트이긴 했지만, 공연전문극장은 아니었다. 특히 기존의 예술극장은 무대가 비좁고 공연에 필수적인 백 스테이지를 가지지 못해 공연을 할 때면 객석 앞부분을 뜯어내고 무대를 확장해야하는 불편함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상업공연이나 전문공연을 하기엔 아쉬운 점이 많았고, 학내 행사나 연극학과 학생들의 실습극장으로 활용하는 데 그쳤다. 관계자들은 이해랑 재단의 이번 기부가 예술극장이 가진 고민을 상당부분 해소시켜줄 가뭄속의 단비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리모델링 세부항목을 살펴보면 △백스테이지, 무대 확장 △객석구조변경 △극장로비 시설 공사 △노후 조명, 음향 기자재 교체 △이해랑의 저서·연출 대본·공연 포스터 등 전시 공간 마련 등이다.
8월까지 설계와 공사가 마무리 되는 대로 오는 9월이면 변화된 예술극장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오는 9월 정관개관을 앞두고는 개관기념작품으로 고 이해랑 선생의 ‘사실주의’경향이 잘 드러나는 희곡 ‘세자매’(이윤택 교수 연출), ‘갈매기’(신영섭 교수 연출)등이 공연될 예정이다.

리모델링을 통한 개관이후에는 학생들에게 극장 중심의 현장실습 환경이 조성되고 연극학부 공연이 가능해져 보다 내실있는 실습과 교육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외부 극단과의 연계를 통한 공연 및 대관도 활발해져 명실상부한 연극 전문 극장으로의 모습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
대외협력실 변승재 팀원은 “이번 리모델링으로 예술극장의 시설이 크게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한 뒤 “연극학과의 실습환경이 크게 개선되고 대외 공연 유치로 수익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연극학과는 이번 공연장 리모델링을 통해 공연예술 산업발전과 더불어 전문대학원 설립을 통한 연극전문가를 배출이라는 보다 큰 목표에도 의욕을 보이고 있다.
신영섭(연극학) 교수는 “연극전용극장의 확립을 시작으로 실기전문대학원 설립을 통해 보다 전문화되고 심화된 대학원 실기 교육을 통한 고급 전문 연극인을 배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예술극장의 리모델링은 200석 내외의 중간 규모 공연장이 부족한 국내의 공연현장에서 연극전용극장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보인다.

또 극장이 가진 지리적 이점과 리모델링된 우수한 시설을 바탕으로 국내 다양한 극단의 공연을 유치한다면 교육시설에 수익까지도 바라볼 수 있는 두 마리의 토끼까지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사실 이런 변화는 우리학교만의 것이 아니다. 연극학과를 가진 다른 대학들의 경우를 보면 조금 늦은 감도 없지 않다.서강대는 이미 우리나라 대학 최초의 공연전문극장인 ‘메리홀’을 오픈해 40여년간 운영해오고 있다. 또 중앙대는 400여석 규모의 ‘아트센터’와 ‘루이스 홀’, 그리고 100여석 규모의 소극장을 운영중이다. 또 동덕여대는 400여석 규모의 ‘공연예술센터’를, 한양대는 100석 규모의 연극전문 소극장 ‘한양 레퍼토리 씨어터’를 각각 연극의 중심지 대학로에서 운영중이다. 이같은 대학들의 공연장 운영은 연극학과 등의 교육시설로서 뿐만 아니라 학교의 대외적 이미지를 제고하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또 모교 출신의 예술가들에게 공연의 기회를 제공하고 연극의 대중화를 통해 대학들은 꾸준히 상업공연을 선보인다는 점에서도 중요하다. 공연 및 영상 문화 콘텐츠 분야는 창작과 실습 그리고 미래의 공연산업 현장의 연계성을 고려해볼 때 전문공연장의 확보여부는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번 이해랑 재단의 기부는 그런 의미에서 뜻깊다. 교수를 역임한 선생의 유지를 받는다는 면에서, 또 이를 통해 후학들의 미래에 큰 보탬이 되었다는 면에서 학교와 학생, 그리고 연극학과의 느낌은 남다를 것이라 생각된다.
이번 예술극장의 성공적인 변신으로 우리대학 연극인들이 연극계의 확실한 주축이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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