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러글라이딩, 단양의 하늘을 날다


 

 많은 장비가 필요하므로 관리가 어렵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캐노피를 접는데 걸리는 시간은 불과 5분!

 그리스 신화 ‘이카루스의 날개’처럼 하늘을 날고 싶은 사람들의 노력은 옛날부터 계속되어 왔다. 인간으로서 하늘을 날고 싶은 욕망, 중력을 거부하는 몸짓은 이제 일반적이다. 이카루스가 정교하게 만든 날개로 하늘을 날았듯이 낙하산처럼 생긴 패러글라이더(낙하산과 행글라이더의 특성이 조합된 비행체) 하나로 자유롭게 하늘을 나는 항공 스포츠 ‘패러글라이딩’을 만나보자. 우리학교 패러글라이딩 동아리 ‘바람소리’ 비행 현장에 동행했다.

 2시간 반 남짓한 시간을 고속도로를 쭉 달려 굽이굽이 좁은 외길 따라 마침내 도착한 평평한 대지. 이곳이 바로 충청남도 단양에 위치한 두산 활공장이다. 평평한 벌판의 가장자리에 우뚝 서니 눈앞에는 거칠 것이 없고 온 세상이 발아래 펼쳐져있다. 맑고 푸른 물이 유유히 흐르는 남한강 한편으로 깎아지른 듯한 장엄한 기암절벽이 유려하게 펼쳐져 있다. 바람소리 회장 김용범(전기공2) 학생은 “이곳은 이륙장과 착륙장이 넓고 큰 산에 바람이 부딪혀 상승기류를 형성하므로 그 공간 안에서 릿지비행(상승비행)하기가 좋다”고 말한다.

 이미 비행 전에 풍향상태는 점검해 놓았다. 패러글라이딩은 봄부터 가을까지 가능한데 시시때때로 변화하는 기상상황에 유의해야 한다. 안전한 비행을 위해서 뿐만 아니라 현재의 모든 조건을 이용해 더 나은 비행을 하기 위해서도 기상에 대한 사전조사는 필수적이다.  패러글라이딩을 하기 위해서 바람은 2~6m/s 정도의 속도로 불 때가 적당하고, 10m/s이상이 되면 비행이 불가능하다.

 캐노피(날개), 하네스(비행자와 기체를 연결하는 장치) 등을 몸에 장착하고, 비행을 준비하는 기은서(철학3) 학생은 “뭐라고 말할 수가 없어요. 타본 사람만이 그 느낌을 알 수 있을 거예요” 라고 말하며 비행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낸다.

 기체와 하네스를 연결하고 안전장치 확인을 끝낸 사람들은 바람을 맞으면서 기체를 조정해 공중에 띄운다. 이를 산개라고 하는데 지상 훈련을 통해 배울 수 있다. 다음으로 허공을 향해 도약하면 바로 비행이다. 패러글라이딩을 하려면 지상에서 산개훈련, 낮은 언덕에 가서 전방이륙으로 이착륙 연습, 산에 올라가 비행연습, 후방이륙연습까지 한 후에야 비행할 수 있다. 여기에 패러글라이딩은 실력이 늘어날수록 하늘에 오래 떠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비행을 하면서 산과 바람을 배우는 연습을 계속해야 한다.
 

패러글라이딩이 위험한 스포츠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안전장비를 통해 위험노출을 줄인다! 

 이 때문에 패러글라이딩을 처음 접하는 사람은 혼자 비행할 수 없다. 팬텀이라는  큰 기체에 전문가와 함께 타야 한다. 초보자가 유일하게 할 일은 비탈길을 향해 힘차게 도약하는 것. 허공을 향해 달려 나가는 것은 떨어질지 모른다는 두려움과 함께 중력의 힘을 떨쳐 버릴 수 있다는 약간의 기대감이 몰려온다. 땅과 맞닿은 발끝이 떨어지는 순간 몸 전체는 하늘의 공기로 가득하게 된다.

 이륙 후에는 하네스에 편안히 앉아 멋진 경치를 감상하면서 비행을 즐긴다. 조종은 낙하산과 마찬가지로 양손에 잡고 있는 조종줄을 당겨 비행 방향을 정한다. 방향 전환과 회전은 원하는 쪽의 조종줄만 당기면 된다. 올려다 본 하늘은 팽팽해진 기체위에 끝없이 높았으며 해발 450m에서 내려다본 강물은 에메랄드 빛깔로 빛나고 있다. 이것이 자유일까. 기체 하나에 몸을 의지한 채 바람을 느낀다. 진정한 자유는 하늘에 있는 것인가 보다. 하늘을 나는 즐거움과 함께 주변에 펼쳐진 풍경에 마음이 시원해진다. 땅에 딛지 못한 불안함은 패러글라이더의 안정감 있는 비행으로 금세 사라진다. 비행을 마친 배현아(전기공2) 학생은 “비행을 하면 나를 억누르는 스트레스는 하늘에서 순식간에 없어져 버린다”고 한다.

 현재 대한활공협회의 대학 패러글라이딩 동아리에 대한 지원이 줄면서 대학의 패러글라이딩 활동이 크게 축소되는 추세라고 한다.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동아리는 동국대, 한성대, 인하공업대학 정도다.
활공장과 착륙지점이 멀리 떨어져있기 때문에 팀이 나눠져서 대기한다. 바람소리에서는 비행자가 차키를 주머니에 넣은 채 비행을 하는 바람에 활공장에 남아있던 사람들이 내려오지 못해 콜택시를 불러서 착륙장으로 내려왔다는 웃지 못할 사연이 있다고.

 매일 똑같이 굴러가는 하루가 지루하다면 일상탈출! 모든 것에서 벗어나 하늘에서의 자유를 만끽하며 상큼한 일탈을 해보는 건 어떨까.
 

저작권자 © 대학미디어센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