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잘 쓰는 것이 목표”

“긴장된 서술이 쉬이 지워지지 않는 이미지들과 어우러져 주인공의 어둡고 파괴적인 내면을 집요하게 파고 들어가고 있다.” 창비 신인소설상을 받은 임세화(국문 석사2학기) 양의 ‘모래늪의 기억’ 심사평이다. 하지만 지면이 아닌 실제로 만난 임세화 양은 만남과 수다를 좋아하는 밝은 사람이었다.

“소감이요? 좋은데 무서워요.” 소설분과 친구들과 한편씩은 꼭 쓰기로 약속해 쓴 것인데 이렇게 등단하게 될 줄은 몰랐다며 수상 소식을 듣고 한 달간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았다고 한다.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격려의 말을 듣고 나면 걱정이 태산 같다고. 임세화 양은 시 ‘밧줄’과 소설 ‘만두’로 2004년과 2006년 연거푸 동대문학상 장원을 차지했던 ‘알찬’문재(文材)다. 그녀는 이렇게 수상했을 때 큰 용기를 얻었다고 한다. “소설 쓰는 일이 자기만의 싸움이라 가시적 성과가 없어 자괴감에 빠지기 쉽거든요”라며 “‘계속 한번 열심히 해봐라’라는 격려를 받은 것 같았다”고 수상 당시를 기억했다.

그저 ‘잘 쓰는 것’이 목표라는 그녀는 학부생 때 아르바이트도 제대로 못해봤다며 경험이 없는 것이 자신의 고쳐야 할 점이라고 고민을 털어 놓았다. 하지만 그녀는 일상의 소소한 부분에서 소재를 찾아내고 있었다.

사슴농장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인 ‘모래늪의 기억’의 시작은 어머니가 사슴농장에 다녀오신다는 말을 듣고부터라고 한다. “어머니가 실컷 사슴농장에 대해 설명해 주시고는 데려가주지 않으시는 거예요! 저도 그런데 가서 피도 쪽쪽 빨아먹고 고기도 먹고 싶었는데”라고 말하는 그녀. 결국 인터넷이며 책이며 마다 않고 뒤져 사슴농장 이야기를 완성시켰다.

소설을 쓰기 시작하면 책상에 책이 그득히 쌓인다는 그녀는 글쓰기를 어려워하는 학생들에게 많이 읽고 쓰는 것이 가장 중요함을 새삼 깨우치게 한다.

‘나는 내가 아니다’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시 ‘꿈, 견디기 힘든’의 한 구절이다. 힘들 때마다 되씹었다는 그 시구는 소설을 쓸 수 있도록 도움을 줬다고 한다. 여려 보이지만 앞으로 나아갈 힘과 강력한 이야기들을 가진 그녀, 앞으로도 시선을 뗄 수 없음이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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