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5년 4월 4일. 동국대학교 제 17대 총학생회가 출범한다. 1975년부터 10여 년간 허울뿐인 학생자치를 표방했고 군사독재의 잔재였던 학도호국단은 그 날로 역사의 뒤안길을 따라 사라졌다.
학도호국단은 유신시절 태어나 전두환 군사정권에서 학생을 통제하는 주요기구로서 역할을 했다. 그 시절 ‘학도호국단’을 일컬어 ‘어용’이라고 불렀다. 군사정권의 ‘하수인’에서 학생의, 학생에 의한, 학생을 위한 ‘총학생회’가 새로 태어난 것이다.

▲1987년 6월 15일. 총학생회가 부활 된지 2년여 만에 19대 총학생회 정ㆍ부회장이 탄핵된다. 민주화운동이 한창이던 87년 6월 민주화운동 참여에 미온적인 대응을 보이던 총학생회를 학생들이 학생총회를 열어 탄핵시킨 것이다. 학생들의 의사수렴을 등한시하고 시대정신을 저버린 것에 대한 학생들의 분노의 표출이었다.

▲그로부터 또 다시 20년의 세월이 흘렀다. 총학생회 후보로 두 팀이 등록하면서 학생들의 관심을 끌었다. 두 후보 간의 선거운동 경쟁이 벌어지면서 선거운동과 유세를 하는데 제한을 받았다. 한편, 선거운동기간에 중선위와 2번 후보 측 사이에서 잡음도 발생했다.

지난 16일에는 경고 3회 누적으로 선거시행세칙에 따라 2번 후보자가 자격이 박탈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우리 대학총학선거에서 선거시행세칙 위반을 근거로 후보자격을 박탈한 것은 40년 총학생회 역사상 처음이다.

▲선거는 대의정치의 꽃이다. 유권자 스스로 투표를 통해 권력을 결정하는 민주주의의 핵심이다. 대학은 한 사회의 보루이자, 진리의 상아탑으로 불린다. 아니 대학은 시대의 권력에 굴복했을지언정 학생은 불의에 굴복하지 않았었다. 며칠사이 총학선거를 둘러싸고 좋지 않은 잡음이 들리고 있다.

소소한 잘못을 들먹이며 후보자격을 박탈했다고 한다. 한 순간 대중의 눈을 가리거나 스스로의 양심을 가릴 수는 있다. 그러나,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듯이 언제까지나 그럴 수는 없다. 과거의 그때처럼 모든 것이 들춰져 대중에게 낱낱이 공개되면 그 때는 무어라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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