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뭐야? 만해관 열람실 못 쓰잖아! 어디서 공부하란 말이야”만해관 열람실 공사로 헛걸음친 학생의 분노에 찬 목소리다. 본 기자가 열람실 폐쇄 공지를 읽던 중에도 몇 명의 학생이 만해관 열람실 앞에서 발길을 돌렸다. 왜 이런 상황이 벌어진 걸까?

지난 8일 1층 만해관 열람실 앞에는 이러한 공지가 붙었다. ‘9일 만해관 열람실 2, 3층을 폐쇄하고 10일 만해관 열람실 1층을 폐쇄합니다’

2,3층 열람실 폐쇄를 불과 하루 앞두고 붙인 공지였다. 공지가 늦어짐으로 인해 학생들의 불만은 고조되고 있다. 하지만 학교 홈페이지 메인에는 지난주 내내 공지되지 않았고 CS광장에만 열람실 폐쇄에 따른 대안만 공지돼있는 상황이다.

캠퍼스 기획단의 한 직원은 “열람실 부재에 따른 대체방안을 마련해 함께 공지하려고 했는데 부서 간 협의가 늦어짐에 따라 공지도 늦어지게 됐다”며 “이점에 대해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홈페이지 공지는 협의를 거쳐 최대한 빨리 공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정혜연(회계4) 양은 “임시열람실 폐쇄에 대한 첫 공지도 A3용지로 돼 있어 찾기 힘들었다”며 “학교 측의 명확한 사과 표명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만해관 열람실 공사는 로스쿨 유치의 필수조건인 법학전문 도서관 건립을 위한 것이다. 로스쿨 유치는 대학 사회에 피할 수 없는 흐름이 됐다. 학교당국의 입장에서는 학교발전을 위해 법학전문도서관 조성을 추진할 수밖에 없다. 이점은 학생들 또한 일부분 인정하고 있다.

문제는 법학전문도서관 조성 과정에서 학생들과의 원활한 소통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공지는 학생들 입장에서 자칫 밀어붙이기식 밀실행정으로 비춰질 수 있다. 공사에 따른 대안책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지난 4월 학내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오영교 총장은 “변화와 혁신을 하기 위해서 구성원 모두의 생각이 하나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 우리학교는 현재의 위치에 안주할 수 없기 때문에 구성원의 생각이 하나로 모아져야 한다. 그런데 기본적인 소통인 공지사항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데 어떻게 구성원의 생각이 하나 될 수 있을까?

소통은 갈등을 야기하는 수단이 아니라 갈등을 최소화하는 수단이다. 학교 당국은 이 점을 명확하게 인지해야한다. 로스쿨 유치를 위한 노력을 격하시키지 않기 위해서, 학생을 고객으로 생각하고 고객을 만족시키는 CS경영 선도대학이 되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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