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18일 우리학교 본관 교무위원회의실에서 열린 제214차 학교법인 동국대학교 이사회가 극심한 혼란 속에서 영배스님 이사 연임을 결정했다. 이 날 우리학교가 이사회 진행을 위해 고용한 용역업체 직원들과 영배스님의 이사 연임을 반대하는 통도사 측 스님 30여명의 몸싸움으로 인해 본관에는 분말소화기와 고춧가루가 난무했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이사선임 △상임이사 선임 △교원인사 △기타사항 등을 안건으로 채택하고 먼저 이사선임을 진행했다. 이에 앞서 영담 스님은 “조계종 중앙종회 추천이 법정기한내에 도착하지 않아, 불가피하게 사립학교법과 동국대 정관에 따라 이사선임을 진행하게 됐다” 며 오늘 이사 선임이 아무런 법적 하자가 없음을 설명했다.
이어 종관위에서 추천한 현문 스님과 영배 스님을 놓고 이사 8명(영배 스님을 제외한 현해 현성 성오 영담 혜림 스님, 홍기삼 황창규 이재창 이사)은 무기명 비밀 투표를 치렀다. 그 결과 투표자 전원이 영배 스님 이사 연임을 결정했다. 이와 관련해 영배 스님은 송구스럽다며 “보답으로 학교를 위해 헌신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상임이사 선임 안건은 다음 이사회로 연기됐으며 의대 신임교수 임용 등 교원인사 안건은 원안대로 통과됐다.
한편, 이날 이사회에 불참한 장윤 스님과 지관 스님이 학교 측에서 고의적으로 이사회장 진입을 막았다며 문제제기를 하고 있어 앞으로 진의파악을 둘러싼 논란이 예상된다. 또한 장윤 스님은 지난 19일 기자회견을 열어 “종법을 어겨 이사회가 일방적으로 이사를 선임한 것은 명백한 종법 위반”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영배 스님은 다음날인 20일 기자회견을 열어 214차 이사회는 법적 하자가 전혀 없음을 재차 주장했고 일부 이사의 이사회장 진입 방해 논란에 대해서 “이사회 개최 적법성 시비를 위한 의도적 불참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사건으로 인해 학내 곳곳에서는 이사회 구조 개편 필요성에 관한 의견들이 어느 때보다 강하게 대두되고 있다. 한 교직원은 “오는 2006년 건학 100주년을 앞둔 중요한 시점에 이사회가 학교 발전의 걸림돌이 되서는 안된다”며 이제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밝혔다. 학생들 또한 이사회를 불신하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사회학과의 한 학생은 “스님들이 학교 운영을 하는 것은 누가 보아도 전문성이 떨어진다”며 이사진 구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정치권에서 그 어느 때보다 강하게 사립학교법 개정이 추진되고 있는 만큼 우리학교도 학내 구성원이 참여한 가운데 발전적인 이사회 운영 방안에 관한 논의 추진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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