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동국108리더스의 해외봉사활동 체험기

캄보디아 해외봉사 한 달 전부터 29명의 예비 108 리더스 학생들은 5개의 팀으로 나누어 자율적으로 철저하게 교육프로그램을 준비했다.
8월 22일, 처음 한국을 떠나는 나는 비행기의 기내식도, 검색대도, 다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6시간가량의 비행을 마치고 캄보디아 공항에 내렸을 때 짐을 챙기고, 봉사단 인원파악에 사실은 더위도 못 느낄 정도였다.

천사같은 아이들을 만나다

하루를 게스트 하우스에서 묵고 지구촌공생회에서 설립한 깐달주의 끄랑야으 유치원으로 이동하였다. 캄보디아를 떠나기 며칠 전부터 몸 상태가 좋지 않아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새로운 환경에 적응을 못해서인지 유치원에서 일사병을 앓게 되었다.

정신이 들어보니 걱정하는 봉사단 친구들의 모습도 보이고 내가 누워있는 방 창가로 얼굴만 빼꼼히 내밀고 걱정스러운 표정의 캄보디아 아이들도 보였다. 처음에는 아이들의 그런 관심이 부담스러웠지만 눈이 마주치면 웃어주고 햇볕이 방안으로 강하게 내리쬐면 창문을 닫아주기도 하는 아이들이 정말 고마웠다.

아이들은 내가 자리에서 일어날 때까지 지켜봐주었다. 자리를 털고 일어나면서 이제 천사와 같은 아이들과 같이 이야기하고 마음을 나눌 수 있게 된 것이 너무 감사하고 기뻤다.
처음 며칠은 씻는 곳도, 먹는 물도, 화장실도 낯설기만 했다. 하지만 점점 시간이 갈수록 모든 것이 편안하게 다가왔다.

동네 아이들을 대상으로 점심급식을 했다. 부족한 솜씨지만 유치원 아주머니와 선생님들의 도움으로 카레를 정성들여 끓였다. 더운 불앞에서 큰 솥을 젓고 있노라면 땀이 비 오듯 흘렀다. 11시가 채 되기도 전에 마을 아이들이 저마다 밥그릇을 들고 유치원 마당에 줄을 서기 시작했다.

밥과 카레를 봉사자들이 퍼주고 아이들은 밥을 받아가는 모습을 보는데 나도 모르게 코끝이 시큰해졌다. 마음속이 따뜻해지면서 처음으로 그런 감정을 느꼈다. 교육봉사 프로그램을 팀별로 완벽히 준비해갔으나 근처 초등학교 페인트칠이 급선무라 교육프로그램을 못한 것이 아쉬웠지만 방학이 끝나고 학교에 와서 기뻐할 아이들을 생각하니 모든 게 보상 되었다.

유치원에서의 짧은 일정이 끝났을 땐 정말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새벽 어스름도 아직 걷히기 전에 동네아이들은 배웅하기 위해 나와 주었고, 동갑내기 현지 유치원 선생님들과 인사를 나눌 때는 눈시울이 붉어졌다. 친구가 되는 데에는 마음만 있으면 된다는 소중한 가르침을 알게 해준 고마운 사람들이었다.

인생의 전환점이 된 10일

해외봉사를 가기 전에는 모든 것이 막연하기만 했다. 단순히 우리보다 후진국에 베푸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생각은 순전히 오만한 생각이었다. 토익점수에, 학점에, 앞만 보고 달려온 나에게 그들은 여유와 인정과 사랑을 주었다. 나는 이러한 경험을 같이한 봉사단, 동국대학교, 캄보디아 어린이에게 감사한다. 내 인생의 또 다른 10일을 살게 해주었고 또한 그 10일이 나의 인생에 더 많은 날들을 바꾸게 할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글=김다운(사과대 신방3)
사진협조 = 김병희(정산대 멀티미디어공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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